여유롭고 순수하며, 배려를 배운 과학나눔 봉사활동을 마치고
여유롭고 순수하며, 배려를 배운 과학나눔 봉사활동을 마치고
  • 데일리모닝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08.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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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3학년 정지석
   
 
▲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3학년 정지석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3학년과 4학년의 선후배로 이루어진, 제8기 과학 나눔 봉사단 'HY EduInfotainment'는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4박 5일 동안 과학 나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광양에 위치한 골약초등학교에 파견되었다.

대학생인 우리 5명은 과학적 지식이 좀 더 풍부하다는 입장에서 단순히 초등학생들에게 교육적인 과학적 실험을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마음을 열었고,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동심에서 배울 점도 많았다. 머리가 커가면서 사회에 물들었던 우리들이 오히려 순수한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어갔다. 환하게 웃던 아이들이 얼굴,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었던 아이들. 그들에게서 얻은 맑고 투명한 동심들은 우리들도 해맑게 웃고, 잠시나마 사회를 잊게 만들어 주었다.

골약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했던 수없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짧은 글로 표현 할 수 있겠느냐마는 그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 이렇게 펜을 들었다.

우리 HY EduInfotainment 팀은 한양(Hanyang) + 교육(Education) + 정보(Information) + 즐거움(Entertainment)의 약자로서 교육은 정보를 전달하면서 즐거움이 함께해야 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팀 이름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봉사활동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별 다른 일이 없던 방학에 조금이나마 의미를 보탤 겸, 서울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가보자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팀을 결성했다. 후에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에서 우리가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다른 팀과 다르게 우리의 팀의 이름에 걸맞게 과학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사명감 아닌 사명감이 생겼다.

우리 팀은 걱정 반 기대 반의 부푼 마음을 안고 서울에서 지난달 30일에 아침 9시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골약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시계가 오후 3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연이은 폭염과 더위에 광양에 도착하는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어서 아이들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 온 것 같다.

아쉽게도 교장 선생님께서 출장 중이셔서 직접 뵙지는 못하였지만, 다른 선생님들께서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점심으로 빵을 먹고 왔다는 말에 떡과 음료수 그리고 자두 등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바쁜 학업과 취직준비에서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을 물씬 느낄 수가 있었다.

정문성 교감 선생님께서는 물적인 지원을 아껴주시지 않았고, 박도순 교무부장 선생님께서는 수업 중간 중간에 초등학생 친구들과 접하는 것이 처음인 우리들을 도와주시고 수업 이후에 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8월 1일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첫날 수업을 준비하면서 내일 어떤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과 수업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을지 떨리는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우리 모두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 하에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였다. 열심히 준비한 것과 별개로 기대감에 새벽에도 우리들은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기에 수업 첫날을 앞두고 숙소에서의 밤은 뜬 눈으로 지샜다.

첫 수업.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수업을 앞두고 교실에 학생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처음 서너 명의 아이들만 도착했을 때 이 친구들이 오늘 수업을 들으러온 전부는 아니겠지 걱정하던 마음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지금은 새삼스레 웃음이 난다. 우리의 긴장을 코웃음이라도 치듯 다행히 너무나도 많은 학생들이 와주어서 우리들은 너무나 고마웠다.

첫 시간 수업이 시작되었고, 우리들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뛰어다니는 아이들 속에서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는 수업이 지나가고 텅 비어버린 교실을 청소하면서 첫 수업이 무사히 끝났음에 대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장난치며 뛰어 다니던 초등학교 시절이 선생님들께는 매 순간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고 여러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어야 했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새삼 우리들의 지난 초등학교 시절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겨우 반나절 수업을 하고 녹초가 되어 점심을 먹고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 우리들은 꿈속에서 지난 시절 초등학교 은사님을 볼 수 있었다.

정신없던 첫 수업이 지나고 우리는 골약초등학교에 대해 하나 둘씩 알아갈 수 있었다. 전교생은 70여명 남짓,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오는 도심의 아이들이었고, 학교 건물만 빡빡한 아파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천 여 평의 텃밭과 도서관, 골프장 건물이 따로 있고 내부시설도 훌륭한 학교라는 외관적인 면과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학교 안의 학생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5~6명의 학생을 한 조로 만들어 한명씩 붙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없고 당황하게 되는 수업시간을 보내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그 친구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구나 하는 것이었다.

수업의 중반을 지나면서 이 점을 깨닫고선 이 친구들에 대해 조금 알아갈 때 쯤 되면 이 학교를 떠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불현듯 들게 되었다. 이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수직관계의 딱딱한 과학 선생님이 되기보단 같은 눈높이의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하였다. 아이들과 같이 넓은 운동장에서 물로켓을 쏘고 비눗방울을 날리면서 같이 뛰놀았다.

아이들은 서울에서 온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하여주었고, 마치 여기 골약초등학교에 쭉 있던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금세 마음을 열고 해맑은 동심을 보여주었다. 사회에 물들지 않은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의 미소. 오히려 우리들은 그런 모습들을 보며 언제부터 우리가 동심을 잃었는지 돌이켜 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은 여유가 없었다. 우리들은 단지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스펙을 쌓기만 하였다. 그저 학점, 토익, 자격증 등 만이 우리들을 한 단계 도약 시켜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물들어 있었다.

그러면서 각박한 사회에 물들면서 언제부턴가 여유로움, 남을 위하는 배려심, 티 없는 순수함을 잃게 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우리들은 삶의 깨달음을 얻었다. 무조건 빠르고 더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때론 지금의 골약초등학교 아이들처럼 여유롭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며, 남을 위하는 배려심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이다.

과학나눔 봉사 활동을 마치며, 물심양면으로 아낌없이 지원해준 골약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및 다른 모든 선생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제일 고마웠던 골약초등학교 아이들에게도 지금의 티 없는 순수함과 남을 위한 배려심 그리고 삶의 여유로움을 간직하며 살 수 있기를 빌면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골약초등학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