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08.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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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광양영재교육원 학부모
   
 
▲ 김정수 광양영재교육원 학부모
 
대회 전날부터 소풍가는 아이의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아이스박스, 먹거리 등 하나 둘 짐을 꾸리고, 남편은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돌아간 듯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겠다며 이것저것 준비했다.

평소 토요일이면 늦잠자고 여유를 부릴 시간에 일찍 일어났다. 무더운 날씨가 될까 걱정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더 좋을 것 같았다.

9시 20분까지 백운산자연휴양림 앞 영상체험관에 도착했다. 몇몇 가족들이 도착해 있었다. 영재교육원 선생님께서 당일 자연관찰대회 주제를 알려 주시고 준비물을 조별로 나누어 주셨다. 초등은 습지생태를 관찰하고 중등은 숲의 생태를 관찰하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먼저 습지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언제나 엄마의 욕심으로 아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몇 년 전부터는 뒤에서 지켜보기로 했었다. 남편과 아들은 신이 나서 습지의 식물을 둘러보았다.

몇 달간 떨어져 지낸 남편은 그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는 듯 아들에게 식물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고 둘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 관찰할 습지 식물 세 가지를 부들, 갈대, 골풀로 정하고 그 식물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부들은 어릴 적 나의 고향 마을 습지에서 많이 보았다. 갈대, 골풀도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란 나에게는 특별한 식물이 아니다. 그 식물들이 나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을 기억나게 해 준 선물이었지만 아들에게는 책에서나 본 식물이었나 보다.

책 속에 나열된 식물의 이름과 특징은 머릿속 지식으로만 끝이 났다. 요즘 아이들은 이 식물들을 관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 같다.

관찰한 내용에 자신의 체험과 생각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습지 식물들이 더러워진 물 속 환경을 정화시켜 물 속 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처럼 영재원 학생들도 그런 역할을 하는 아이들로 자라준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자연관찰대회 시상식을 했다. 탐구상, 창의상, 협동상 여러 상의 이름으로 참여한 모든 가족에게 상이 돌아갔다. 상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의미를 부여해서 상을 받으니 기쁨이 컸다.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있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오후 시간에는 동천 상류에서 수서생물 관찰을 하였다. 초빙한 생물 선생님과 북초 수석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강 속 생물의 이름도 알려 주시고, 아이들은 수서생물을 찾거나 수영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더운 날씨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광양영재교육원 선생님들을 뵈면서 영재원에서 공부하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학생들을 교육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감사를 드리고 아이들에게 가족과 함께 행복한 웃음을 갖는 시간을 제공해 주셔서 더 감사하게 느꼈다.

훗날엔 아들이 부들과 갈대를 보면서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