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나는 무덤
소리나는 무덤
  • 데일리모닝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09.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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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변호사
전북 완주에 소리나는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그 무덤의 주인공은 조선 정조때 활약한 권삼득 명창입니다.
죽은 지 2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그의 무덤에서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적 재질이 뛰어나 판소리를 고집하다
아버지로부터 집에서 쫓겨나 떠돌이로 살았습니다.
오직 득음에 대한 집념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집념이 지나쳤는지 목소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였습니다.

그렇게 불행하게 살아가던중 설상가상 아버님의 부음을 듣게 됩니다.
자식이 험난한 소리꾼으로 살아가는 것을 반대했던 아버지.
그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번뇌 덩어리였습니다.
집에 갈 수 없는 불효자로서 그는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부자간의 감정이 북받쳐 그는 울면서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러자 순간 그의 폭포와 같은 웅장한 목소리가 되살아난 것입니다.
그는 비로소 높은 경지의 소리를 찾은 것입니다.
그 후에도 그는 오직 득음에 대한 집념, 혼으로 세상을 살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지금도 그의 무덤에서 들린다는 그 소리는 무엇일까요?

혼이란 통상 정신, 영혼이라고 하는데,
사람의 몸 안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도 영원히 남아 있다는 비물질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목숨을 붙어있게 하며'에 주목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살아야하는 이유.
권삼득은 그 이유를 민중의 삶이 살아나는 득음에 두었습니다.

내가 열심히 살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살아야하는 분명한 목적, 혼이 있을 때만이 삶에서 득음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능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불과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때문에 일을 하는지, 그 이유가 분명한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
혼이 담긴 사람과 혼이 없는 사람의 차이는 그 결과에서 수 백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나를 살게하는 나의 혼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