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조각해낼 사람에게
미래를 조각해낼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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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11.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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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성 전남도교육청 교원정책과장
   
 
▲ 오인성 전남도교육청 교원정책과장
 
교원 임용시험 철이다. 11월 10일 중등교사 임용 1차 시험을 시작으로 내년 1월 8일 초등교사 2차 시험까지, 쉽지 않은 두 달의 행로가 전국적으로 펼쳐진다.

시행자는 씨앗을 심듯 정성을 쏟고, 응시자는 결실을 맺고자 정신일도 한다.

어떤 인재를 뽑을까, 어떻게 해야 뽑힐까를 양쪽에서 고민한다. 두 입장이 갑과 을로 대척점에 있는 듯해도 실은 그 둘이 모여야만 비로소 하나가 된다. 채용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공통요건으로 시행자와 수험자가 합치를 보아야만 완결되기 때문이다.

IT업계의 아이콘인 구글은 지난해 신입사원 6천명 중 5천명을 인문학 전공자로 충원했다고 한다. 첨단과학기술산업임에도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자각으로 공학도보다는 인문학 바탕의 통섭형 인재를 선택한 것이다.

또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한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미소를 잘 짓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할 줄 아는 다정한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했다. 항공사 직원이 갖춰야 할 덕목을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조직마다 그 특성이 있고 필요로 하는 사람도 당연히 다르다. 따라서 어떤 조직에나 통용되는 ‘무조건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그 조직에 필요한 인재상을 명확히 정립해둘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안다는 것은 조직의 지향점이나 목적을 안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이 분명하면 효과적인 채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교사는 그 기본직무가 발달 과정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바른 품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 이를 위해 유사 이래 누적돼 온 경험과 지식을 살피고, 변화의 파도 속에서 교육자가 지녀야할 미래 역량을 추출해 선발지표를 개발한다.

이어 지표에 따른 구체적인 평가 내용 구성과 평가 방법 결정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그후 교육 전문성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논술평가를 하고, 핵심 직무인 수업 능력을 알아보려고 수업 실연(시뮬레이션)을 하며, 품성과 가치관, 책임과 윤리 측면의 검증을 강조하여 심층면접을 하게 된다.

교원 임용시험은 현재 모든 시·도에서 같은 내용과 방식으로 공동 진행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일부 인원을 별도 계획에 따라 뽑을 수도 있다.

우리 도는 섬이 많다는 지리적 특수성을 반영, 지난해부터 지역단위 교원모집 방식을 병행했다.

지역단위 교원임용제란 특정 지역 근무를 전제로 하는 별도의 선발 방식으로, 우리 도에서는 일정기간(8년) 도서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했다. 이러한 지역단위 모집은 점차 확대될 것이며 이것은 채용의 전남스타일이다.

선발할 때 꼭 필요한 인재를 놓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금융, 법률, 교육처럼 책임과 신뢰를 우선으로 여기는 분야에서는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을 더욱 중시한다.

따라서 부적절한 사람이 교사가 되었을 때 장기적인 폐해는 제쳐 두더라도 당장 학생이 큰 피해를 입게 되므로 이중 삼중의 정밀한 채용 프로세스를 만들어 이들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교원 임용시험은 엄격하고 정밀한 기준을 가지고 시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평가 담당자들이 수험자 각각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진짜 능력, 포장이 아닌 진짜 품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교원 임용시험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인류는 교육을 통해 미래를 조각한다. 그 교육의 중심에 교원이 있고 교원이 되는 관문이 바로 임용시험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교원정책과는 이렇듯 소중한 교원을 채용하고 배치하며,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교육에 환원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부서이다.

이번 임용시험에서 열정이 가득하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판단과 책임을 중시하는 사람, 공동체적 삶의 가치관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 그들이 바로 미래를 조각해낼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