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국회의원들은 사죄하라
광주 국회의원들은 사죄하라
  • 최경환 김대중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전남대 객원교수
  • beyondi@hanmail.net
  • 승인 2014.04.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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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김대중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전남대 객원교수
[데일리모닝]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13일 광주시장 후보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새 정치에 역행하는 일이다. 광주시민들을 핫바지로 세우는 일에 지역 국희의원들이 동참한 폭거다. 창피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시민들을 자기 호주머니 속 사탕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언제든지 마음대로 꺼내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민들의 권리를 지켜줄 호민관이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의 권리를 찬탈하려고 한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경선준비가 한참인 때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나서서, 그것도 당의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시당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분들이 참여했다. 여기에 당 지도부까지 관여되었다는 의혹이 있으니 할 말이 없다.

시민들 사이에는 ‘시장과 시구의원 공천권을 주고받았다’, ‘섭정정치를 하려고... 한다’, ‘차기 시장을 노리는 속셈이다’는 험한 말들이 오고간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개혁공천, 전략공천, 모두 좋은 말이다. 그러나 시민의 참여가 배제되고 시민들의 뜻이 무시된 그런 정치행위가 어떻게 개혁적이고 전략적인가. 새정치 개혁공천이라는 명분으로 광주시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누군가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한 일이라면 더욱 비정상적이고 반개혁적이다.

광주시민들은 항상 새정치 대의를 위해 참여하고 희생해왔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그렇고, 김대중-노무현 두 번의 정권을 세우는데도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은 시민들의 뜻도 아니고 시민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이 나눠먹기를 하고 있고, 권력이 강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사죄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고 시민들의 참여 속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