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두환-노무현-안철수, 계란세례 무엇이 다르나?
<기자수첩>전두환-노무현-안철수, 계란세례 무엇이 다르나?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5.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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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 17일 밤 광주에서 차에 탄 채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하는 광주시민 50여 명에게 에워싸여 있었고, 잠깐 문을 열려다 계란을 맞는 곤욕을 치렀다.

국민들이 잊혀질만하면 나타나는 계란 투척, 계란을 맞는 정치인 등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계란을 던진 국민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광주시민이 안 대표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기 위해서 계란을 투척한 것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광주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대한 항의로 성난 시민들이 계란을 던져서라도 모욕을 주고 수치심을 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란을 맞고 회개하고 새로 태어나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는 안 공동대표가 광주에서 봉변을 당했다고 ‘정치테러’라며 검·경에 수사를 촉구했다.

더구나 윤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치적 폭력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조속한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한다”면서 “지지자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나고 있는 강운태, 이용섭 후보를 강력히 규탄하며 시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계란세례를 받은 정치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정원식 전 국무총리, 정형근 전 의원 등 셀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연설도중 참석자가 던진 계란에 맞았다.

당시 노 후보는 얼굴을 닦은 뒤 “현장에 안 나가면 계란을 안 맞는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런 현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내가 또 계란을 맞아서 일이 잘 풀린다면 어디에 가서도 계란을 맞겠다”고 웃고 연설을 마친 사례가 있다.

반면 다른 정치인들은 정치테러라고 규정하고 엄벌을 요구했다. 실제로 정원식 전 국무총리에게 계란을 투척한 외대 총학생회장 등 4명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붉은 색 페인트가 든 계란을 던진 박 모 씨도 징역형을 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8년 전남 순천 선암사의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공항에 도착, 승용차로 이동하는 중 5.18광주민중항쟁청년동지회 회원에 의해 계란세려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받아 광주시장이 되겠다는 윤장현 후보가 안 대표의 계란 봉변을 정치적 폭력사태로 단정, 광주시민을 처벌하라고 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정원식 전 국무총리 등이 계란세례를 받고 정치테러라고 규정하고 엄벌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과 윤장현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광주의 민심을 온전히 읽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다. 성난 광주시민의 민심을 제대로 읽고 신중한 행동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