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 평가 2018년 시행에 부쳐
수능 영어 절대 평가 2018년 시행에 부쳐
  •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
  • crojw21@hanmail.net
  • 승인 2014.08.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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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빠르면 2018 수능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능 시험, 그리고 경쟁 사회에서 영어를 잘해야 입시와 취업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교육부 장관의 발표 내용은 충격적인 뉴스로 다가왔다.

먼저,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하여 고교 교육 과정 평가에서 성취평가제가 시행되는 만큼, 이에 따라 제한적으로 수능 영어 과목부터 절대평가를 시행한다는 의미가 있다.

상대평가이자 수준별 수능으로 시행된 지난 2014 수능 영어가 지나치게 어렵게 나와 영어 본래의 어학 평가 기능을 왜곡하였다는 점이 절대 평가 시행을 재촉한 측면이 있고, 영어 사교육에 국민 허리가 휜다는 최근 여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의 시행이 무조건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본래 고교 교과 내신도 2014년부터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에 따른 내신 부풀리기 등 부작용으로 인해 2020년 이후로 연기되었다.

특히, 절대평가가 영어 영역에만 적용될 경우, 영어가 대입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화되어 수험생들의 영어 영역에 대한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다른 영역의 시험 부담은 오히려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경쟁 입시가 존재하는 한 사교육 총량 보존의 법칙에 의하여 수능 영어 영역의 사교육이 감소되는 만큼 다른 영역의 사교육 시장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가 불가피하고, 대체 시장으로 수학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국어, 탐구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게다가 대학들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대입 전형에서 영어 결정력이 약화되면 지원자의 영어 능력 평가를 별도로 평가하기 위해 대학들은 영어 논술이나 심층 면접 영어 등 시험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것은 대입 수능 영어 시장을 잡는다고 하여도(실제 잡힐 수 있는 지는 두고 보아야 겠지만), 대학 및 취업 전선에서 요구하는 영어 어학 능력 시험 등의 수요는 여전하므로 초등, 중학교, 대학 및 성인 시장에서의 영어 사교육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어 능력을 글로벌, 정보화, 디지털 시대의 필수 요건으로 간주하여 출세와 성공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부터 성인까지 입학, 취업, 승진 등 각종 중요 시기마다 영어 능력이 중요하게 되어 종합적인 영어 사교육 시장은 여전할 것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또한, 2017 수능도 종전과 비교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 적용됨에 따라 내용적으로 크게 바뀌는 상황인데, 한 해 지난 2018 수능에서 영어만 절대 평가로 시행되면 영어 시험 경향의 변화 등에 따라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을 대비하는 데 큰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까 우려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