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꿈 흥겨운 학교’ 고흥교육의 변화 이끈 류제경 교육장
‘높은 꿈 흥겨운 학교’ 고흥교육의 변화 이끈 류제경 교육장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8.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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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제경 제29대 전남도 고흥교육장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고흥교육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라는 일성으로 2012년 9월 제29대 고흥교육지원청교육장에 부임한 류제경 교육장이 오는 8월 말로 2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난다.

그동안 ‘체인지업 고흥교육’을 주창하며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 만들기에 주력해 온 류 교육장으로부터 그 동안의 소회를 들어보았다.

고흥교육의 수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감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고흥과의 인연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행복’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지역민과 교육가족들의 협력 덕분에 너무 사랑만 많이 받은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대신 전했다.

류제경 고흥교육장은 고흥 동강면 태어나 순천매산고, 광주교육대, 조선대 법정대학, 한국교원대 대학원 석사, 흑산초 교사, 고흥교육청 장학사, 곡성중앙초 교감, 나주봉황초 교장,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장학관, 고흥교육장 등을 역임하고, 9월 1일자로 영광초 교장으로 부임한다.

‘온마을교육 르네상스’로 고흥교육의 정체성 되찾아

◇ 교육장 재임 기간 고흥교육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 2년 전 고흥교육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다짐을 교육 가족들 앞에 선언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청사진으로 ‘온마을교육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역의 협력을 바탕으로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브랜드를 갖게 되었다.

그 결과 고흥 교육력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전남교육기부 최우수기관 선정, 전국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배출, 전남도 행정서비스헌장운영 우수기관 표창, 교육지원청 평가 우수교육청 선정, 교육홍보 우수교육청 선정, ‘전국 최초’ 토요프로그램 및 방과후학교 관리 스마트폰 앱 개발 보급 등 크고 작은 성과들을 거두었다.

◇ 지난해 10월 교육장 중에는 유일하게 ‘전국세로토닌교육상’을 수상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교육장 개인적 성과는 물론 학교교육의 성과가 널리 알려진 게 사실이다. 무슨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가?

- 비결은 현장의 힘에 있다. 현장에서 열심히 지도해 준 교원들과 학교를 믿고 지지해준 학부모 덕분이라 생각한다.

특히 고흥은 지역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지지가 남다른 곳이다. 재임기간 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해 온 ‘온마을교육 르네상스’는 이를 겨냥한 것이다.

◇ ‘온마을교육 르네상스’란 무엇인가?

- 고흥 지역민들은 교육적 자긍심이 높다. 아시다시피 1970년대 초 우리 교육청이 선도적으로 추진한 ‘전촌교육(全村敎育)’, 즉 온마을교육 운동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모델로서 당시 정부로부터 높이 평가 받았다.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바 있다. 오늘 날 교육기부 운동의 원형이기도 한 전촌교육운동을 되살리자는 것이 ‘온마을교육 르네상스’이다.

◇ 듣고 보니 고흥인들의 저력이 느껴진다. 그 저력은?

- 고흥인들의 몸속에 유전자처럼 내려오는 온 마을 정신은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협력과 소통의 모태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지역사회의 자원과 역량을 모아 작은 학교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 넣자는 것이다.

이미 고흥교육지원청은 교육지원청 최초로 교육기부매니저와 교육홍보대사를 위촉해 활발한 교육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는 전국적인 선도모델이 될 만하다.

◇ 교육장께서는 또한 고흥교육의 정체성을 강조해 오셨는데...

- 한 마디로 고흥 사람들의 우수한 심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교육자원을 활용해 미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야 말로 고흥의 정체성을 살린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모습이 바로 ‘고흥 3심 교육’, ‘작은 학교 브랜드 만들기’, ‘사이언스-고흥 우주항공교육’이다.

‘체인지업’프로젝트로 고흥교육의 변화를 주도

◇ 고흥교육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 1970년대 110개가 넘는 초·중·고등학교에서 7만 여명의 학생들이 뛰놀던 고흥은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지금 37개교에 6천명 남짓한 학생들만 남아 꿈을 가꾸고 있다.

총체적으로 고흥의 성장 동력이 침체되고 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 ‘체인지업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 ‘체인지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고흥은 전남도에서도 여러모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이러한 교육 현실 속에서 고흥교육이 살아남으려면 우선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인간을 기르지 못하는 교육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지닐 수 없다고 본다.

이를 구체적인 구호로 나타낸 것이 ‘체인지업 고흥교육’이다. 한자어로 건강한 신체와 자신의 정체성을 뜻하는 체(體), 배려와 나눔의 인성을 뜻하는 인(人), 지식의 창조와 창의력을 뜻하는 지(智), 학업-수업-직업적 역량을 뜻하는 업(業)을 합쳐서 만든 ‘체인지업’은 고흥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 온 우리청의 프로젝트명이다.

불리한 농어촌 지역의 교육여건,‘작지만 강한’명품학교 브랜드 가꾸기로 돌파구 찾아

◇ ‘체인지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었는가?

- 떠나는 고흥에서 ‘돌아오는 고흥’이 되도록 하는 것은 결국 교육의 힘만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재임 기간 이러한 지역적 여건을 돌파하기 위해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를 만드는 전략을 강조했다.

모두가 한 줄로만 가는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에 경쟁력이 없다. 여러 명의 일등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줄을 세워 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마다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해 학생들의 다양한 강점들을 발굴하고 키우도록 한 것이다.

◇ 명품학교 브랜드가꾸기 사업을 통해 얻은 가시적인 성과는?

- 2012년 제1회 전남도 중학생 토론대회에서 금산중학생들이 대상을 수상, 고흥지역 중학생들의 토론실력이 전남 최고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고흥 학생들이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 획득하며 전남 22시군에서 종합 3위, 군단위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게다가 전남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도 연거푸 군단위 1위를 차지해 고흥인의 뚝심을 자랑했다.

전남도과학탐구대회에서는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되었고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전교생 25명 남짓의 고흥점암중학교 학생들이 제50회 대종상단편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청소년상과 제1회 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2회 전국세로토닌경연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 지역 학생들의 실력이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모든 성과들이 학교의 강점을 발견해 키워온 명품학교 브랜드가꾸기의 결실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고흥을 떠나면서 하고 싶은 말은?

- 법화경에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다. 만났으니 이제 떠나지만 떠난 사람은 꼭 돌아온다고 했다.

고흥교육을 위해 멀리서 응원하겠다. 그동안 저에게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보내주신 고향 사람들의 품을 벗어나려니 섭섭하기 그지없다.

재임 기간 제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남은 교직생활 학생 교육에 전념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