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제 새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
세월호 이제 새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
  • 김명환 데일리모닝 대표
  • d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8.29 0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세월호 유가족, 해도 해도 너무한다

▲ 김명환 데일리모닝 대표
[데일리모닝] 봄기운도 무르익은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전한 비보는 우리 모두를 분노케 했다.

OECD회원국이며 세계 무역 10대 강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수치심과 안타까움, 절망이 온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못다 핀 꽃송이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듣다 맹골수도 깊은 바다에 빠져 생명의 끈을 놓고 우리의 곁을 영영 떠났다. 국민 누구 할 것 없이 유가족들에게 한없는 위로를 보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밝혀진 수많은 사실 앞에 필자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을 지키기는커녕 어린학생 등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하고 자기들만 탈출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은 안일하게 대처해 많은 생명을 구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렸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은 갖은 교활한 방법을 동원해 돈을 빼먹었다. 또한 소위 관피아는 해운사와 끈끈한 유착관계를 형성해 세월호의 안전 불감증을 눈감아주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심정에 울화통이 터져 소리를 지르며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은 순간이 연속됐다.

그러나 135일이 지난 지금, 필자는 생각이 달라졌다.

무리한 실종자 수색과정에서의 10명의 희생, 둘로 갈라진 세월호 가족대책위, 세월호 진상조사위에의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청와대로의 항의 행진, 세월호 특별법 재 협상안 반대를 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문명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앞세워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뉴스를 접할 때 많은 생각에 빠진다.

그 동안 비친 유가족들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느끼며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자녀를 잃은 슬픔에서, 무책임한 관계자들에 대한 분노, 다시 국가기관에 대한 저주로 그 모습이 나날이 달라졌다.

그 와중에 야권세력은 가지가지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고 있다. 대통령에 출마한 야당 후보 마져 단식 농성장에 찾아가 응원 단식을 하며 낙선의 한을 풀고 뉴스의 주인공이 되려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해경의 장비와 인력이 맹골수도에 집중되어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이 때를 만나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힘겹게 찾은 경제 맥박이 약해져만 가고 있다. 또한 박근혜정부도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방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전대미문의 최악의 인재이지만 이런 종류의 사건은 우리의 삶 곁에 현실적으로 존재해 왔다.

억울함으로 말하면 세월호 죽음보다 덜 억울한 죽음이 어디 있겠으며, 슬픔으로 말하면 세월호 죽음보다 덜 슬픈 죽음이 어디 있겠는가?

여객선 세월호에 탔다 이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 세월호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맹골수도에 잠수하다 순직한 이광욱 잠수사의 죽음, 나라를 지키러 갔다가 선임 병의 구타에 온몸이 피멍이 들어 죽어간 윤일병의 죽음 등이 유가족들에게는 한없는 슬픔이다.

정부는 슬픔에 잠긴 온 국민들에게 진정한 손을 내밀어야 할 때가 왔다. 협상보다는 소통을 우선시하며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유족들도 이 같은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

필자는 정치권은 물론 세월호 유족들에게 묻고 싶다. 잠수사는 언제까지 생명을 건 잠수를 더 해야 할 것이며, 진도주민들의 생명줄인 팽목항은 언제까지 곡소리에 싸여 있어야 할 것인지?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을 조목조목 공개하고 그것만이 유가족들의 유일한 요구라면 각종 특혜와 배상ㆍ보상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면 그 진정성이 통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성직자의 지적처럼 세월호 유족들이 죽음이란 자루 속에 갇혀 어둠속에 있다면 더 억울한 죽음이 그랬듯이 더 슬픈 죽음이 그랬듯이 죽음에 이어 새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