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Ⅱ
<기획칼럼>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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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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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일 前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장, 前 운남고 교장, 현 광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장복일 前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장
[데일리모닝] 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두 번째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4학년도 수능 영역별 1, 2 등급 비율에서 광주는 영어A와 B, 수학A 가 전국 2위, 국어A와 B, 수학B는 전국 3위를 했다.

얼핏 보면 2014 광주 실력은 자랑할 만도하다. 그러나 이는 2010학년도의 수리 가 1위, 언어와 수리 나 2위, 외국어 3위를 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처진 성적이다.

2015학년도 수시 입학 최저학력기준을 고려대 의대는 국어A・수학B・영어 3개영역 등급의 합을 4 이내로, 연세대는 국어A, 수학B, 영어, 과탐(2과목) 중 3개 영역 이상이 1등급 이내로 공고했다.

대학입시 전문가들은 2013학년도 수도권 의예과 최종 합격선이 수능 상위 0.2% 이내, 지방대 의예과 최종 합격선은 수능 상위 0.5% 이내 정도로 분석했다.

유수 대학 선호 학과에 합격하려면 수능 1등급 중에도 상위 등급을 유지해야 한다는 숨겨진 진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그렇다면 2014학년도 광주의 수능 1등급 비율 전국 순위와 성적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대학은 심화형인 B형 고득점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것과 분석 대상 학생이 서울은 87.299명으로 광주 16,691명의 5.2배라는 점이다.

광주는 국어 A와 B, 수학 A는 중위권인 4위로 밀려났다. 수능 응시생이 광주의 5.2배인 서울은 국어 A는 3위, 국어 B와 수학 B는 1위였다. 광주는 수학 B. 영어 B는 상위권인 2위를 차지하였지만 수능 응시생이 광주의 5.2배인 서울이 1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광주 학생들이 2014 대입에서 받은 불이익이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헤아릴 수 있다.

광주가 4위이고 서울이 1위인 수학 A를 예로 들어보자. 2014 수능 수학 A 응시생은 41만2740명으로, 이는 총 응시생 60만6813명의 68.0%에 해당한다.

서울(8만7299명)과 광주(1만6691명)의 2014 수능 분석 대상 학생이 수학 A에 각각 앞의 비율인 68.0%만큼 응시했다면, 서울의 수학 A 응시생은 5만9363명, 광주의 수학 A 응시생은 1만1350명으로 계산된다.

그런데 서울의 수학 A, 1등급 비율은 5.0%이고, 광주의 수학 A, 1등급 비율은 4.3%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수학 A, 1등급 해당 학생은 2968명이고, 광주의 수학 A, 1등급 해당 학생은 488명으로 서울은 광주의 6.1배에 이른다.

1등급 비율은 서울이 광주의 5.2배인 2014 수능 분석 대상 학생 수 비율보다 격차가 더욱 벌어진 수치이다. 더욱이 서울 수능 응시생은 광주 수능 응시생의 5.2배이기 때문에 서울의 1등급 비율이 광주보다 조금만 높아져도 학생 수는 큰 차이로 벌어지게 되어 있다. 이런 의미에서 광주로서는 오히려 수능 응시생이 5138명인 제주가 1위를 한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간단한 분석만으로도 광주 학생들의 유수 대학 합격생 수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과문인지 몰라도 광주시교육청이 이러한 분석조차도 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였다.

만약에 광주시교육청이, 교육청 차원에서 2014 수능 결과를 심층 분석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우리 아이들이 받은 불이익을 상당 부분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능 응시생에게 희망 대학, 희망 학과 진학은 장래 삶의 질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광주시교육청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과대 홍보만 할 일이 아니다.

광주시교육청은 실력 저하 원인과 문제를 분석하고, 교육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해결책을 강구하고, 실천 방안을 마련해 일선학교와 적극적으로 합심·협력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것만이 광주실력에 짙게 드리운 어두움을 빛으로 바꿔낼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