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초등생 성추행 공식 ‘사과’
광주시교육청, 초등생 성추행 공식 ‘사과’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1.11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 모 초등학교 교직원 2명, 초등생 남아 성추행…해당 직원 대기발령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초등생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시교육청은 11일 8살짜리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교직원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건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시교육청은 “먼저 교육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시교육청은 "당초 시교육청은 사건 직후인 지난해 11월 10일 현장조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했지만, 가해 관련자가 학생과 접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인사조치 등 적극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사후 조치에 대해선 "관련자 2명은 피해학생과 즉각 격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징계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 서구 모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8살 A군은 지난해 11월 6일 50대 중반의 이 학교 교직원 정 모, 오 모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학교 행정과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손자뻘인 A군을 비품을 보관하는 사무실로 끌고 가 30분 가까이 성추행을 했다.

A군의 팔과 다리를 제압해 성기를 수차례 만졌으며, A 군이 저항하자 전동 드릴까지 들이밀며 옷을 벗기려 했다.

정씨와 오씨는 옷을 벗기려는 이유에 대해 "아이가 예뻐서 단지 남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A군은 어렵사리 어른들로부터 벗어난 뒤 친구와 교사,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놨고, 가족들은 곧장 학교로 찾아가 항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처벌 권한이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였다.

학교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외면했다. 성추행 소식을 접한 일부 교사들은 교직원의 행위가 도를 넘어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때도 학교 측은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가족들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A 군은 또 상처를 받아야 했다.

자신을 괴롭힌 어른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학교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아이는 끔찍한 기억을 남긴 어른들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했다.

아이는 병원을 다니며 심리 치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아이의 진술이 오락가락한다'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며 수사가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점만 강조할 뿐이었다는 게 부모의 설명이다.

A군의 어머니는 "(학교측에)아이와 격리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경찰 조사가 끝나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면서 "경찰과 학교 측은 손자 같은 아이에게 장난으로 한 행동인데 문제를 크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회유까지 했다"고 전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들의 교육을 직접 담당하지 않는 직원 등에 대해서도 성폭력예방교육 등을 강화”하겠으며, “성추행·성폭력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자에 대한 즉각적인 인사를 통해 격리 조치하는 등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정씨와 오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12일이나 13일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