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5주년 전야제…'님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촉구
5·18 35주년 전야제…'님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촉구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5.18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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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5·18 유가족과 함께 공연 동참
여·야 대표 행사장서 항의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 등 시민 참여 확대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와 국회의원, 윤정현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대표 등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민주대행진을 하고 있다<사진 광주시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5·18 민주화운동 3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해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정부가 거부한데 대한 항의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전야제가 취소된 지 2년 만이다.

'민주를 인양하라! 통일을 노래하라!'를 주제로 시민군이 끝까지 저항한 역사적 현장인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넘게 치러졌다.

시민군의 투쟁 장소인 금남로는 5·18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고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한 '난장'으로 변모했다.

전야제는 1부 80년 오월의 함성, 2부 결전의 그날, 3부 쓰러진 오월 쓰러진 대한민국, 4부 민주를 인양하라 통일을 노래하라, 5부 임을 위한 행진곡 대합창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지진피해 네팔' 등에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이 수년째 기념곡으로 지정되지 못하고 공식 기념식에서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데 항의하며 행사 내내 목 놓아 불렀다.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식 지정과 제창을 거부한 정부와 국가보훈처를 향한 쓴 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최경환 '민생평화광장' 상임대표는 "한국 정치와 사회는 광주 5·18에 큰 빚을 지고 있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5·18을 폄훼하는 것은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보훈처와 정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있도록 해 국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야제에 처음으로 자리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시민에게 물세례를 맞고 본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진행된 '민주 대행진'과 전야제에 참석한 문재인 대표도 "물러나라"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세월호 참사를 치유하기 위한 자리로, 세월호 유가족이 5·18 유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합창하기도 했다.

지역 대학, 노동단체 등의 풍물패로 결성된 '오월풍문단'은 금남로 일대에서 풍물 굿을 펼치며 식전부터 흥을 돋웠다.

5·18민중항쟁 3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5개 구청 참가단, 시민단체, 시민이 어우러진 행진단은 5·18 당시 시민군 집결지인 광주공원에서부터 우리은행 사거리, 옛 한국은행 사거리, 금남로 일대를 행진했다.

오후 7시 30분 옛 전남도청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80년 오월을 재현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본행사의 막이 올랐다.

계엄군의 진입을 온몸으로 저항한 시민군의 모습을 재현한 행사가 이어진뒤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 100여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오월 유가족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합창하며 서로의 아픔을 껴안았다.

행사는 출연자와 시민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으로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전야제를 마치고 시민들은 풍물패 공연에 참여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오월 정신을 되새겼다.

금남로 일대에서는 네팔 지진 피해 모금,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운동, 주먹밥 나눔행사,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진전, 비정규직 상담소 등 사회적 약자의 아픔과 외침을 공유하는 행사가 마련됐다.

시민들은 각종 부스에서 진행된 모금 운동과 선전전 등에 참여해 사회 문제 공론화의 장에 함께했다.

지난해에는 전야제가 취소된 대신 시민단체가 이 장소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대회를 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