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사를 해서 곡성에 몇 년 동안 오지 못했다. 그 동안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새로운 식당, 빵집, 편의점들도 생기고, 학교에는 어머니께서 학교에 계시는 동안 뵌 적이 없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학교 외부도 많이 바뀌었다. 교문에 들어서면 ‘꿈을 갖고 자라는 우리, 꿈을 키워주는 행복한 학교’라는 현수막과 보도블록 위에 새겨진 ‘꿈’이라는 큰 글자가 눈에 띄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비가 오면 진흙이 운동화에 잔뜩 묻어나곤 했다. 이젠 블록도 깔아져 있고 운동장에는 우레탄트랙이 만들어져 상큼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학교 안을 보면 발명체험센터가 생겨서 아이들이 여러 가지 발명아이디어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고, 외국어체험센터에서는 영어, 중국어 등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교육을 받기도 하며, 늦은 시간까지 외롭지 않게 선생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돌봄 교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 발표를 할 때 PPT를 써 본 적이 없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PPT와 같은 많은 매체를 사용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정보를 찾거나 공유한다.
게다가 기하판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여러 학습교구가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이 학습에 훨씬 더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다.
이런 교구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는 GMS시간이 있어서 학생들이 굴렁쇠와 단체 줄넘기, 제기차기와 같이 많은 활동들을 한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친구들이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수학체험전이다. 카프라 쌓기, 사목놀이, 블록 맞추기, 고지점령하기, 칠교놀이 등 많은 놀이교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것들은 학생들의 두뇌 발달에도 좋은데다가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모두 협동해 카프라 쌓기를 하는 모습이 제일보기 좋았고 그래서 나도 열심히 참여했다.
이번 실습 동안 처음으로 초등학교 학생들 앞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공부하는 수업 말고도 놀이나 미술활동을 해도 좋다고 하셔서 나는 볼링을 준비했다.
6학년 친구들이라서 잘 따라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학생들 모두가 순수하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따라주었다.
볼링이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경기 방식들이 있는지 설명하는 내내 친구들이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예뻤다. 볼링을 하는 동안에 ‘싸우지 말고 응원하자’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잘 참여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고 지금 그 과정을 밟고 있지만 내가 과연 수업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업체험을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면서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실습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한 첫 수업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렇게 실습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6학년 1반 아이들에게 고마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