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교배정 방식 시행 3년 만에 확 바뀔 전망
광주 고교배정 방식 시행 3년 만에 확 바뀔 전망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12.0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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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반영' 추첨제 부작용 해소 방안…광주시교육청, 고교배정방식 개선을 위한 2차 공청회 개최
광주교육정책연구소, 100% 근거리 배정·선지원 40%→20% 축소·선지원 폐지 등 제안

▲ 광주시교육청은 7일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고교배정방식 개선을 위한 2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지역 고등학교 배정 방식이 현재 중1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도부터 확 바뀔 전망이다.

이는 시교육청이 3년 전 고등학교 간 학력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성적을 반영한 '등급별 추첨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선호학교에 우수학생이 쏠리는 것을 막고, 학교간 서열화를 없애고, 비선호학교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대학입시에 좋은 결과를 표출 등을 위해 고교 배정 방식을 2013년 변경했다.

당시 개선안은 선배정 40%+성적요인과 후배정 60%+성적요인을 반영했다.

광주시교육청은 7일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성적반영 고교배정 시행 3년 만에 각종 문제점을 보안하기 위한 ‘고교배정방식 개선을 위한 2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광주교육정책연구소는 '피아이앤리서치'의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현재 중1에게 적용될 2018학년도 광주지역 고교배정 방식과 관련한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지리정보시스템에 의한 100% 근거리 배정 ▲선지원 40%→20% 축소 ▲선지원 폐지하고 현행 후배정 방식 유지 등 모두 3가지 안을 내놓았다.

현재 광주지역 고교배정 방식은 선지원 40%, 후지원 60%로 배정하되 1등급(내신 성적 0~8%)과 2등급(8~80%), 3등급(80~100%)으로 분류해 성적 등급에 의한 배정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연구용역결과 현행 배정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역 간 밀림현상으로 인한 ‘지망의사가 낮은 학교 배정 발생’, ‘원거리 장시간 통학생 발생’, 성적 우수학생 쏠림 현상으로 인한 ‘학교 간 성적격차 발생’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광산구와 서구의 경우 신도심 택지개발 등으로 학생수가 늘면서 2015학년도 일반고 기준으로 고교 지원자가 정원보다 1352명이나 많고, 서구도 665명이나 초과하면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이 인근 북구와 남구, 동구 등지로 연쇄적으로 밀려난 실정이다.

이를 입증하듯 고교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학생 46%가 ‘원하는 학교 배정’, 학부모는 ‘가까운 학교 배정(45%)’, 교원은 ‘성적 균등 배정(51%)’을 희망했다.

응답자 중 학생 80.9%, 학부모 88.8%, 교원 87%가 학생쏠림 현상으로 해당 학교 학생들이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데 불리하다고 대답했다.

‘100% 근거리 학교 배정방식’에 대해서는 학생 47.6%, 학부모 65.3%, 교원 60%, 시민 67.8%가 선호했으며, 동의하지 않은 비율도25.7%~37.6%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는 학부모(42.3%), 교원 47%, 시민 53.6%는 ‘100% 근거리와 선지원 축소 배정 방식’을 희망했으나 당사자인 학생은 25.8%에 그쳤다. 학생들은 32.7%가 선지원 확대를 희망했다.

강제 배정과 일부 학교 쏠림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 배정방식이 변경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은 예상된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임진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장은 “배정방식 개선만으로 문제점이 해소될 수 없다”며 “시교육청은 지역 간 학생 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미경 교육을 생각하는 학부모연합 대표는 “해마다 바뀌는 고교배정방식에 학생과 학부모는 종잡을 수 없는 혼란을 감수하고 있다”며 “2013년 성적반영 학생들의 수능 결과가 나온 뒤 정확한 진단과 평가 후에 변경해도 늦지 않다”고 유보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원거리 통학을 해도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면 불평이 없다”며 “성적을 반영한 배정방식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숙 대성여중 교감은 “내신관리에 불리함을 인식하면서도 특정학교 선호현상이 뚜렷하다”며 “비선호 학교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며 “서구와 광산구에 잇는 남녀공학을 남학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재옥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은 “선지원 40% 비율 축소, 성적반영 등급 세분화, 지역 간 밀어내기 배정 없앨 것, 100%선지원 자사고와 자공고 폐지 등”을 주장했다.

김 정책실장은 2017년 고교 신입생이 20%이상 감소한다며 동·남·북구의 학급수를 줄이고 서구와 광산구의 학급수를 늘여 고질적인 밀어내기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원거리 통학 해소책으로 기숙사 운영과 직통버스 운행, 통학거리 40분 초과 학생들을 고려한 정원 조정, 사립학교 이전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정책 수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양식 광주교육정책연구소장은 “연구용역 결과와 공청회 의견들을 기반으로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의견 수렴을 통해 보다 많은 교육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광주 고교배정방식 개선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한 연구소 시안에다 공청회 의견을 더해 내년 1월 중으로 교육청 시안을 마련한 뒤 전문가 의견, 공청회, 학부모 설명회를 거쳐 최종 방식을 정할 계획이다.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는 중3·고1 1070명, 학부모 916명, 중등 교원 2682명,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온라인,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