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교육감 "전교조 미복귀자 직권면직 X같은 일"
장휘국 광주교육감 "전교조 미복귀자 직권면직 X같은 일"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6.05.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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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장문의 글 올려 참담한 심경 고백
간부회의서는 "절차와 과정 밟는 중, 괴롭다"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지부장 출신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직권면직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주(地主)를 대신해 소작지를 관리하는 뜻으로, 속칭 '바지사장'으로도 통용되는 '마름', 차도지계(借刀之計)를 행하는 '칼잡이 망나니'라는 단어들까지 사용했다.

장 교육감은 2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일각에서는 진보교육감,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교육감, 해직교사 출신 교육감들이 후배 교사를 직권면직(해직)시키는 정부의 마름, 칼잡이 망나니 역할을 충실히 한다고들 비판한다. 정부는 진보교육감과 전교조가 피터지게 싸우게 해 놓고 즐기고 있다. 정말 X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또 "교육감들은 절차를 밟아가는 과정이고, 가능한 대법원에서 법외노조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내릴 때까지 유보하고 기다려 달라고 건의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교육감들에게 미복귀 전교조 전임교사를 직권면직하라고 엄청나게 압박하고, 교육부는 날짜를 정해놓고 그 날짜까지 이행하지 않았다고 교육감들을 직무유기죄로 대검에 고발하는 등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담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에게는 대법 판결까지 면직 시기 유보와 전교조 인정, 대화와 협력을 건의하고, 전교조에게는 후배들을 면직해야 하는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형편을 이해해 달라고,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하고 합법화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면피용, 책임 회피용 꼼수'라는 비난을 받아 참담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육감은 "27년 전,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해직당할 때 물리력으로 징계위원회를 무산시키고, 항의집회와 삭발, 천막·단식·점거농성을 벌이며 교육감에게 정권의 하수인을 그만두고, 역사 앞에 당당히 징계를 거부하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며 "지금의 투쟁은 당연하지만 교육감들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하는 직권면직이기에 정말 괴롭고 모멸감도 느끼며 교육감직을 그만두고 해직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책임, 교육의 변화와 혁신, 혁신교육 실현, 청렴한 교직사회 실현을 위해 참고 견뎌야 한다', '무엇을 위해 그 힘들고 험난한 선거를 치르고 쟁취한 교육감인가'라고 말하고 묻지만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고들 한다"며" 그래서 참 괴롭다"고 글을 맺었다.

30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 문제를 언급했다. 장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직권면직을 서둘러 하지 않았다고 교육감들을 고발한 것은 정말 유감이고, 비통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6만 조합원 중 9명의 해직교사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법외노조로 간주했고, 대법 판결까지만 직권면직 유보해 달라는 건의도 거부당했다"며 "학교와 학생들에게 미치는 상처가 큰 만큼 신중하게 절차를 거치야 함에도, 정부는 가만히 앉아 교육감 손에 칼 들려서 교육감 손에 피 묻히고 자신들은 즐기고 있어 섭섭하고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35명 중 마지막 징계대상이었던 정성홍 광주지부장에 대한 징계 의결이 지난 27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개시 글 전문>

정말 X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의 정부(교육부)에서 교육감들에게 미복귀한 전교조 전임교사를 ‘직권면직’하라고 엄청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날짜를 정해 놓고 그 날짜까지 이행하지 않았다고 교육감들을 직무유기죄로 대검에 고발했습니다. 교육감들은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과정이고, 가능한 대법원에서 ‘법외노조’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할 때까지 유보하고 기다려 달라고 건의했지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진보교육감,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교육감, 해직교사 출신 교육감들이 후배교사를 직권면직(해직)시키는 정부의 마름, 칼잡이 망나니 역할을 충실히 한다고 비판합니다. 정부는 진보교육감과 전교조가 피터지게 싸우게 해놓고 즐기고 있습니다. 정말 X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마 이대로 직권면직을 할 수 없다는 참담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교육감들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정부에게는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몰아가고 탄압하는 부당함을 지적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면직 시기 유보와 전교조 인정, 대화와 협력을 건의했습니다.

전교조에게는 후배교사들을 면직해야하는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지만 어쩔 수 없는 형편을 이해해 달라고, 진정을 다해 고통스러운 마음을 토로하고,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하고 가능한 함께 협력하며, 전교조 합법화에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면피용, 책임회피용 꼼수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참담합니다.

지금 후배교사들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투쟁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육감들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직권면직입니다. 27년 전,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해직당할 때 투쟁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물리력으로 징계위원회를 무산시키고, 항의집회와 삭발, 천막농성·단식농성·점거농성 등 투쟁하면서 교육감에게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그만 두라고, 역사 앞에 당당하게 징계를 거부하라고 했던 말도 생각납니다.

뭐라고 답해야 합니까? 정말 괴롭습니다. 모멸감도 느낍니다. 내가 교육감 직을 그만두고 직권면직(해직)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더 큰 책임, 교육의 변화와 혁신, 혁신교육 실현, 청렴한 교직사회 실현을 위해 참고 견디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묻습니다. “무엇을 위해 그 힘들고 험난한 선거를 치르고 쟁취한 교육감인가?” 이런 말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참 괴롭습니다. (2016.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