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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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h3388@dmorning.kr
  • 승인 2016.08.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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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데일리모닝 대표(5선 전남도교육위원)

▲ 김명환 데일리모닝 대표
[데일리모닝]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논어 안연 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을 교육계에 적용해 본다면 감감육육장장사사(監監育育長長師師)정도가 되지 않겠는가.

요즘 일부 학교에서 교사인지 교장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교장이 있어 모시기가 힘들다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리고 있다.

숙제 검사나 공책 쓰기 확인 같은 담임교사가 할 일을 교장이 정기적으로 하면서, 정작 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찾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교장이 있다는 것이다.

교장이 누군가. 학교의 최고 결정권자가 아닌가. 지휘를 해야 하는 사람이 연주를 하고 있는 셈이니, 그가 만들어내는 선율이 과연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중장비(불도저)가 할 일이 있고 호미가 할 일이 있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학교장은 교장의 정 위치에서 교장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되고, 또 그 일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 도전해야한다.

교장은 교직원을 지도하고 움직이게 하는 자리이지,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결과가 좋다면야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이고, 담임교사를 두는 이유에 부합되지 않는다.

오래전 일이지만 교육장 가운데서도 선생님의 수업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명분을 내새워 학교마다 수업교실을 방문해 교육장이 직접 수업을 분석한 일이 있었다.

교육장이 수업의질을 향상시킬 요량이었으면 시책을 개발해 행정적으로 뒷받침을 하면 될 일을, 그가 직접 현장지도를 한다고 재임 기간 동안 방문할 수 있는 교실이 몇 교실이나 되었겠는가.

장학사나 교장, 교감, 수업전문 교사가 할 일을 교육장이 직접 하고 다녔으니 교장, 교감의 체면은 무엇이 되며 교육장 출동으로 얼마나 많은 관폐를 만들었겠는가.

교육장은 평장학사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을 찾아야하고 그 일을 해내는 데 그의 모든 역량을 쏟아야한다. 정작 교육장이 할 일은 해내지 못하면서 매일매일 바쁘게 이리저리 쏘다닌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교육장은 중기적인 안목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의 교육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무엇이 잘못되어 교육이 답보 상태인가를 고민하고 찾아보고 그 대책을 강구하는 일을 해야지 작은 것 하나를 침소봉대하여 한풀이 식으로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남도교육감은 지난달 27일부터 15박 16일 일정으로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120명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시베리아 횡단기차를 탔다.

과연 그것이 교육감으로서 해야 할 일인지 이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봐야한다. 20여 일간 교육감이 부재중인 교육청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본다.

휴가철에 교육감의 위치에서 각종 안전사고나, 교직원 연수 등에 대해 훈시하고 오는 9월 정기 교원인사에 대비해 인사권자로서의 번민의 시간도 가지며 고민하는 하루를 보내야할 시간일 것이다.

이런 것들을 외면하고 독서토론 교육이 전남교육의 전부인 냥 장기간 교육청을 비우고 독서열차에 시간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기가 이를 데 없다.

교육감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지엽적인 일에 교육감이 직접 나설 일은 결코 아니다.

2500여 년 전에 공자가 한 말을 되새기며, 우리 교육계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모습에 망연자실 할 따름이다.

 그렇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교육감, 시장 군수 등 각자의 역할이 있듯이교육감은 교육감다워야 하고, 교육장은 교육장다워야 하며, 학교장은 학교장다워야 한다.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정 위치에서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항시 노심초사하는 지도자의 길을 걸어갈 지도자가 언제나 올 것인가를 생각하며, 오늘도 무더위를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