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햇볕정책과 일괄타개론을 상기하며'
'DJ의 햇볕정책과 일괄타개론을 상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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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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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

▲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
[데일리모닝] 오늘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가 되는 날이다. 남북문제가 핫 이슈로 부각되고 전쟁 이야기가 오고가는 위중한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럴 때 DJ가 있었다면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하며, 그 분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중요성에 비추어, 그리고 DJ가 남북관계에 기여했던 공적을 고려할 때 DJ에 대한 추모 열기는 별로인 것 같다. 2주 전 쯤에는 목포에서 추모 문화제가, 광주에서는 추모 음악회에 있었고 오늘 오전에는 추모제가 있었지만 모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생존에 자주 주장한 해법은 일괄타결론이다. 북한은 핵개발을 동결하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고, 남한은 경제적 지원을 래 동북아의 평화 속에서 남북이 공존공영하자는 것이다.

이어 대해 북한 붕괴론 자들은 일괄 타결 책이 김정은 정권 도와주기라고 맹비난이다. 북한 핵무기 개발을 변호하는 사람들은 미국은 핵무기를 소유해도 되고 북한은 왜 안 되느냐고 반문하며 DJ를 반미의 연장선상에서 시큰둥하게 바라봤다.

그런가 하면 정치인들은 보수층과 미국 등으로 부터 몰매를 맞을까 두려워 일괄타결론에 아예 눈감아 버리고 있다. 오늘의 위기는 외부적 요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이런 현상에서도 연유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불바다 운운하며 막말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대한민국 대통령마저 거기에 합류했다며 어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촛불혁명이 성공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사령탑이 된 것은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불안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드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 대통령이 과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평화적 방법을 고수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다.

대북정책을 성공시키려면 무한한 인내심, 미국과 북한을 설득할 외교능력, 남한의 정치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용기와 신념 등이 필요하다. 문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제발 노무현 정부를 본받지 앓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왔다 갔다 하면 절대로 정주영 회장의 소떼몰이 발상 같은 것도 나올 수 없다.

남북화해정책의 이정표는 누가 뭐래도 DJ가 세웠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앞으로도 결국 그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DJ는 1971년 대선 때 4대국 보장론을 제기한 이래 줄곧 '동북아 평화속의 한반도 평화'를 외쳤다.

대북문제에 관한 한 DJ보다 더 진보적인 현실 정치인은 없었다. 정치권이 무서워 일괄타개책을 차마 입에 못 꺼내는 이 시점에서 DJ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나서 햇볕정책 부활운동을 전개했으면 좋겠다.

특별히 통일문제에 대한 열정이 많은 진보진영이 DJ와 그의 햇볕정책을 좀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부활운동에 나섰으면 좋겠다.

DJ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면서.... 최영태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