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전문상담사, 돈 내고 특정협회 자격연수 받아라”
전남교육청, “전문상담사, 돈 내고 특정협회 자격연수 받아라”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08.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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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1박 2일 연수경비 4980만원 지출…교육비만 3887만원
“이권개입·특혜의혹 다분하다”

▲ 전남도교육청이 4월 6일 Wee클래스 전문상담사가 배치된 173개 초·중·고교에 전문적인 역량강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인형치료 초·중급과정에 이어 고급과정연수를 추진한다며 희망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공문<자료 = 전남도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전남지역 일선학교에 근무하는 Wee클래스 전문상담사들에게 교육비 내고 특정협회 자격연수를 받도록 강요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신규 취업에나 필요한 자격증을 받도록 강요해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4월 20일부터 이틀간 나주 중흥골드스파에서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인형치료 고급과정 연수를 실시했다.

도교육청은 연수에 앞서 4월 6일 Wee클래스 전문상담사가 배치된 173개 초·중·고교에 전문적인 역량강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인형치료 초·중급과정에 이어 고급과정연수를 추진한다며 희망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공문을 시달했다.

공문시행 다음날인 7일에는 이○○ 인턴장학사 전결로 2016년부터 근무하고, 인형치료 초·중급과정 이수자만 고급과정을 받을 수 있고, 교육비 부담에 따라 개별 신청을 하라고 추가했다.

또 2017년 신규 임용자가 연수를 희망할 경우 담당자에게 문의하라고 명시했다.

연수 기간은 4월 20일부터 21일까지 1박2일, 대상은 전문상담사 120명(신청자에 한함), 연수시간은 15시간, 참가신청은 전남전문상담사협의회, 개인교육비는 32만원, 교육비 납부는 광양중앙초 이○○ 전문상담사의 개인통장에 입금하라고 안내했다.

한국인형치료협회 소속 최광현 한세대 심리상담대학원 교수가 20일, 21일 양일간 인형치료의 이론과 인형치료기법, 인형치료기법 실습과 훈련 등에 대해 강의한다고 했다.

특히, 인형치료 전문가 자격 취득으로 전문상담사의 자존감을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고급과정 연수 후 검정을 통한 자격증을 발급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남지역 전문상담사 116명은 연수신청과 함께 광양중앙초 이○○ 전문상담사 개인 통장에 32만원씩 입금했다. 이 돈은 모두 3712만원이다.

도교육청은 4월 17일 ‘연수 대상자 확정알림’이란 공문을 통해 신청자 116명의 명단과 함께 연수에 따른 식비와 숙박비는 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일비와 교통비는 해당 학교에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신청자 116명 중에는 2017년 3월 1일 신규 임용된 전문상담사도 초·중급 과정 연수를 받지 않고 고급과정 연수를 받았다.

전남도교육청은 1박2일 간 인형치료 고급과정 연수비로 강사비 120만원과 재료비 55만원, 숙박비, 515만원, 식비 528만원, 부대시설이용료 50만원 등 1268만원을 지급했고, 전문상담사들은 교육비 3712만원(개인당 32만원씩)을 부담했다.

결과적으로 전남도교육청은 이번 연수를 진행한 한국인형치료협회는 3887만원의 교육비를 지급하고, 중흥골드스파에 1093만원을 지불했다.

이 ○○ 전문상담사는 “고급과정 연수 교육비 32만원 받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대표에게 물어보라”고 전화를 끊었다.

연수에 참가한 한 전문상담사는 “전남도교육청에서 전문적인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라고 안내해서 교육비가 부담스러웠지만 연수에 참가했다”며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상담을 지원하기 위한 연수라면 열악한 근무조건에 고생한 상담사에 교육비를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을 걱정하는 한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전문상담사들에게 특정협회의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잘 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일간(15시간)의 연수비를 3800만원 지급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권개입이나 특혜의혹이 다분하다. 사법당국이 나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급 과정 연수를 받지 않은 신규 상담사도 고급과정 연수을 받았다”며 “전문상담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형치료 고급과정 연수를 실시한 것”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