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1, 내신·비교과·수능 고른 대비 필요
예비 고1, 내신·비교과·수능 고른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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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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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데일리모닝] 2021학년도 대입 활용을 목적으로 준비되고 있었던 수능 개편안의 확정이 1년 후로 유예됐다. 수능 개편에 대한 모든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애초 교육부가 발표했던 개편 시안 2개 안이 모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여러 집단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수렴해 좀 더 나은 개선책을 내려는 의지로 보인다. 다소 급하게 처리한 탓에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개편 시안을 발표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개편 시안을 두 종류로 발표하였고 둘 중 하나로 확정될 경우 그에 따른 대비를 하려고 하였던 중학교 3학년 학생·학부모들에게는 더 큰 혼란이 발생했다.

우선은 현 수능 체제의 존속으로 인해, 교육 과정 내에서 배우는 교과목과 수능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개정 교육과정의 대표 교과목으로 알려진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 미실시, ▲진로 선택 과목으로 분류된 ‘과학Ⅱ’ 과목의 수능 실시 등이 결정되면서, 교과 수업과 수능의 연계성이 결여된 측면이 있다.

특히 ▲일반선택에서 제외된 기하 등 개정된 수학의 수능 출제 범위는 내년 2월에 발표하기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나아가 개정 교육과정 중 일부 과목만의 예외적인 수능 실시가 결정될 경우, 개정 교육과정 적용의 첫 해부터 개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학교 수업의 부실화 및 학습 부담의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일선 고등학교에서 2018학년도 교육 과정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현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3개년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실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2, 3학년 과정으로 분류된 ‘일반선택·진로선택’ 과목의 편성을 하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수능 실시 여부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2월 이후 급하게 교육 과정을 재편성하는 과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교육의 완성도는 그만큼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 중 3 학생들의 입시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개정 교육과정의 근본 취지가 과정 중심의 평가인 점을 고려하면, 내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점수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의 점유율이 지금보다 상승할 경우, 과도기적 수능과 각종 활동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1년 유예 대상이 되어버린 중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들이다. 2021학년도를 유예하고 1년 간의 논의를 거쳐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면 결국 2022학년도 수험생들의 몫이 된다. 중2 학생·학부모들은 이번 확정안 발표를 통해 2021학년도의 추이를 보며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상실한 것이 되었으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 것이다. 결국, 현 중3 한 학년의 혼란이 현 중2,3 학년의 혼란으로 확대된 셈이 되었다.

어떠한 제도도 완전할 수 없다. 핵심을 최초의 취지를 잊지 않으며 꾸준히 수정·보완을 통해 완성해 가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 제도, 특히 입시 제도는 늘 수정·보완을 외면한 신규 실험만이 존재했다.

앞선 시대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늘 폐기만 일삼아 왔던 것이다. 또한 신규 실험에만 관심과 비판, 응원이 있을 뿐, 향후 지속적인 응원, 비판에는 관심이 없었다. 좀더 지혜로운 접근 과정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