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연애부터 시작한다
결혼도 연애부터 시작한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10.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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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용 국회의원

▲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데일리모닝] 연인끼리 사랑하면 결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인이 됐다고, 모두 다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 역사를 보면 정당 간에 통합을 했던 사례가 많았다. 두 정당은 통합하기 전에 여러 차례 물밑 대화와 수면 위의 협상을 시도했다. 이 또한 '시도'에 그친 경우가 많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도 마찬가지다. ‘통합’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전에 비공개로 여러 차례,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대화가 오가야 한다.

‘통합’이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꺼내고 나면, 찬성과 반대에 직면하게 되서 될 일도 안 된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여기저기서 말이 많아지고, 서로가 주고받을 것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다. 특히 지도부에게 말이다.

본인은 원내대표를 하던 시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한 적이 있다. 본인은 그 당시에도 분명히 “통합 이전에 <정책적인 연대>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앞·뒤 내용 다 자르고, 본인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하자더라.” 라는 이야기만 나돌았다. 당시에도 “결혼은 한 번 사겨보고 나서 하는 것이다.”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또한 그 때의 ‘통합’은 국민의당 40명과 바른정당 20명과의 온전한 통합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바른정당 10명과 통합하는 것은 통합이라고 부르기도 어렵고 시너지효과도 적다.

이제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해보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이 성사 될 확률은 극히 낮다. ‘통합’이란 국민의당 40석과 바른정당 20석이 온전히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현재 바른정당의 상황을 보면 통합은 불가능하다. 많으면 8명? 올 것이다. 이건 ‘통합’이 아니다.

또한 국민의당의 태생은 누가 뭐래도 호남이다. 유승민 의원의 요구대로 호남과 햇볕정책은 버릴 수 없고, 버려서도 안 된다. 결혼은 정체성이 달라도 할 수 있지만, 통합은 정체성이 다르면 할 수 없다. 그래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이 아닌 정책연대와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연대를 통해서라도 바른정당을 껴안지 않으면, 바른정당은 결국 자유한국당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는 오랫동안 적폐를 낳았던 양당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107석인데 바른정당에서 15석이상 넘어가면 자유한국당은 122석이 되어 121석인 민주당을 앞서게 된다. 거기에 무소속 조원진, 이정현 의원 2명은 자유한국당 출신이기 때문에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124석의 영향력을 갖게 되며, 원내 1당으로 국회의장까지도 가져 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합하여도 의석수가 180석에 미치지 못해 예산안을 제외한 법안의 강행 처리는 불가능하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이 어려워진다.

양당제 복귀와 보수정당의 부활은 다당제를 통해 협치하라는 지난 총선민심이 무너지고 보수정권을 심판했던 촛불민심 또한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민의당! 결혼도 연애부터 시작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정책-선거 연대’부터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