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한 초등학교, 학교폭력 처리 ‘오락가락’…교장 등 ‘피소’
여수 한 초등학교, 학교폭력 처리 ‘오락가락’…교장 등 ‘피소’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12.0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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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발생 7개월 만에 학폭위 개최…폭력행위 은폐, 가·피해자 뒤바꿔 처리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강요죄 방조, 비밀누설 등 혐의

[여수=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 여수의 한 초등학교 교장 등 3명이 학교폭력 처리를 오락가락 했다가 경찰에 피소됐다.

여수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여수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 A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김 모씨는 최근 이 학교 교장 등 3명에 대해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강요죄 방조, 비밀누설 등 혐의로 여수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는 “자신의 쌍둥이 아들이 올 4월부터 6개월 동안 같은 반 조 군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는데도 학교 측이 알고도 수수방관해 학교폭력이 확산돼 정신신경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더구나 “교장 등은 학교폭력 없는 조용한 학교에 조 군이 전학 온 뒤부터 학교폭력이 발생한 것을 알면서도 적극 대응하지 않고 무마하며 은폐하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 씨는 “교감과 교사에 대해서는 학생들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보호자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내가 불러 준 대로 써“라고 강요해 학교폭력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전학 온 조군은 쌍둥이 형제 중 몸집이 왜소한 동생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를 보다 못한 형이 조 군에게 맞서는 과정에서 지난 9월까지 폭력은 지속됐다.

뿐만 아니라 조 군은 상급생인 5학년 학생까지 폭행했다.

이에 피해 학부모들은 교장 등에게 이를 수차례 알리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당시 폭력 정도와 횟수 등을 감안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 만했지만 학교 측은 꿈쩍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6월 쌍둥이 동생이 조 군에게 맞아 왼쪽 어깨에 상처가 났는데도 학교 측은 “앞으로 지도하겠다”는 답변만하고 학폭위를 열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또다시 이틀간 조 군의 폭력이 이어지자 학부모들이 ‘학폭위’ 소집을 요구해 10월 17일, 24일 학폭위가 열렸다.

1,2차 학폭위에서는 조 군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학교 측은 지난달 14일 난데없이 학폭위를 다시 열어 “일방적인 폭행을 없다. 쌍방폭행”라며 조 군이 피해자가 되고 쌍둥이 형제와 5학년 상급생이 가해자가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이 발생해 곧바로 학폭위를 열지 않는 것도 부족해 동일한 사건을 세 차례 학폭위를 개최해 가·피해학생을 뒤바뀌게 해 학부모들의 분노를 사게 했다.

상급생인 학부모는 “상담교사는 우리 아이가 반발하는데도 뺨 3대 맞은 일을 1대 맞은 것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교장은 학폭위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모씨는 “조 군의 상습적인 폭력행위를 막아달라고 할 때는 7개월 만에 학폭위를 열더니,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붙이는 학폭위는 곧바로 열었다”면서 “교장의 권위에 반발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의심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신 모 교장은 “교사의 업무 미숙으로 학폭위를 제때 열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학교폭력 관리지침에 따라 처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