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 결선투표 도입…전남지사 경선 ‘요동’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 결선투표 도입…전남지사 경선 ‘요동’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8.04.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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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신정훈·장만채 후보 과반 지지 얻기 어려운 상황…셈법 분주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 전남지사 경선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2일 오후 추미애 대표가 긴급 소집한 최고위에서 광역단체장 경선후보자에 한해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지방선거 경선 시행세칙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선투표제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한해 모든 지역에 대해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단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최고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결선투표 방법은 본 경선과 동일하며 (본 경선에서) 과반 이상 지지를 확보한 후보가 없다면 24시간 이내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경선 과열과 짧은 일정 등을 이유로 결선투표에 부정적이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에 결선투표제가 포함된 데다 각 후보들의 요구가 이어짐에 따라 전격 도입을 결정했다.

민주당이 도입한 결선투표는 시·도지사 후보경선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차 경선에서 최고 득표자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당장 당내에서는 여론조사 지표 등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선두주자에게는 다소 불리하고, 추격해야 하는 후발 주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생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각 후보 진영에서는 겉으로는 크게 반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선투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 지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 전남지사 경선 주자 반응 다소 엇갈려

김영록 예비후보 측은 “유·불리를 떠나 당의 결정인 만큼 수용하겠다”면서도 “결선투표가 도입될 경우 경선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선거운동에 매몰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신정훈 예비후보 측은 “최고위 결정을 환영한다. 촛불정신을 폄훼하고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결선투표는 당원과 도민의 자존심을 반영해 ‘철새 정치’를 청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장만채 예비후보 측은 “당에서 여러 여건을 고려해 결정했다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당의 결선투표 결정을 존중한다”며 “향후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후보들 셈법 분주

현재 전반적인 판세 등을 고려하면 본경선에서 3명의 후보 중 어느 누가 과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후보들이 피 말리는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권리당원 여론조사가 전체 결과의 5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결선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후보들이 2위 후보에 표를 몰아준다면 1위 후보가 뒤바뀌는 등 본경선 결과가 달라질 수 도 있다.

일단 장만채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경우, 전남 서부를 기반으로 하는 김영록·신정훈 후보의 공조가 예상된다.

반면, 김영록, 신정훈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경우, 장만채 후보의 선택이 최대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진영에서는 결선투표를 놓고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지역이 아니라 광역단체 경선이라는 점에서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차이가 크다면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해도 결과는 전반적인 민심의 흐름을 넘어설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선 구도가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일 경우, 결선투표는 최종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1위 후보와 경쟁 후보들의 차이가 크다면 결선투표의 위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