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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思母曲)박완규 괜찮은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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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11: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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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규 괜찮은 사람들 대표
[데일리모닝]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책가방을 던져놓고 밖으로 나가 한참을 놀다가 돌아와도 역시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홀로 가정을 꾸려가시던 어머니는 항상 일터에 계셨기 때문이다.

당시 여수에는 쥐치가 참 많았다.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쥐포공장을 다니셨다. 여수산단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던 그 시절에 여수경제의 한 축을 쥐치가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별다른 일거리가 없던 그 당시에 쥐포공장은 여수의 많은 주부들에게 쏠쏠한 부업거리가 됐다. 그래서 내 친구들 중에는 어머니의 그 수고로움으로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 많다. 나도 그 중에 한명이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갑자기 혼자가 된 어머니는 혼자 몸으로 아들 6형제를 키워야 했다. 오랫 동안 몸이 아프셨던 아버지는 재산 한 푼도 남김 없이 빚만 남기고 돌아가셨다. 그러한 환경에서 우리의 어린 시절은 결코 배부른 삶일 수 없었다.

내 기억에 나보다 일찍 주무신 엄마를 본 적이 없고 나보다 늦게 일어난 엄마를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부지런한 어머니는 눈만 뜨면 일을 하셨다. 그때는 그래야 했을 것이다.

철이 없었던 우리는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의지해야 했다. 어머니를 부르면 모든 게 채워졌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 엄마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기도’라고.

엄마 하면 밥 주고 엄마 하면 업어 주고 엄마 하면 씻겨 주고 엄마 하면 입을 것이 나왔다. 그래서 엄마라는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짧고 가장 아름다운 기도라 했다.

어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한 어머니의 몸부림은 어쩌면 당신을 위한 몸부림이기보다 어린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 모른다. 어머니의 까칠까칠한 손, 굵은 손마디 마디와 비틀어진 손가락이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손.

쥐치공장을 다녀야 했던 엄마의 몸에는 늘 쥐치의 비릿한 냄새가 났다. 언젠가 그러한 어머니를 향해 “엄마 몸에서는 항상 비린내가 나!”하고 짜증을 낸 적이 있다. 그 말에 어머니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나는 기억에 없다.

하지만 그 말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후회하는 말이 되었다. 지금도 내가 어머니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비릿한 그 냄새가 나를 키우고 우리 형제들을 키웠는데 나는 다른 친구들의 엄마처럼 화장품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때 겨우 사십대였던 엄마였다. 그 엄마에게 나는 화장품 냄새가 나지 않고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어버이 날이다. 꽃 한 송이 들고 어머니 산소에 다녀와야겠다. 지금도 나는 엄마의 산소에 가면 이것 좀 도와달라, 저것 좀 도와달라고 사정을 한다.

그리곤 아직도 엄마에게 매달리는 내 자신을 보며 혼자 웃는다. 이제 내 나이가 그때의 어머니 나이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렇게 엄마가 그립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늙지 않는가 보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보다 더 진한 표현이 ‘죄송합니다’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어머니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야 어느 자식인들 예외가 있을까 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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