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대륙의 시원 바이칼호에 섰다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대륙의 시원 바이칼호에 섰다
  • 강은수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동행교사
  • dkuh3388@hanmail.net
  • 승인 2018.08.06 0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베리아횡단열차 탑승, 윤동주백일장, I-Brand 책쓰기, 이르쿠츠크 탐방
알렉산더 3세 광장 러시아 소수민족 문화교류, 바이칼호수 탐방 등

 
[이르쿠츠크=데일리모닝] 강은수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동행교사 = 전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제4회 시베리아횡단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이 시베리아를 달려 대륙의 시원 바이칼호에 섰다.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는 지난달 25일 도교육청을 출발, 중국탐방과 러시아 연해주 활동을 순조롭게 마치고,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역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로 이동하는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탑승했다.

교려인 마을 MOU 체결과 학생·교직원 격려를 위해 우수리스크를 방문한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귀국에 앞서 블라디보스톡역 열차 출발 플랫폼까지 나와 학생들의 짐을 직접 들어 배웅하며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기를 기원하는 시간도 가졌다.

▲ 강은수 진도고 교사·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글쓰기 지도교사
'유라시아 대륙 민족 시원의 길'을 주제로 운영된 시베리아횡단열차구간(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블라고베사첸스크-네르친스크-치타-울란우데-이르쿠츠크)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150여명은 열차안에서 가족애를 느꼈다.

1일, 중국에서의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 강행군과 우수리스크에서의 열정적인 봉사 활동으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친 일부 학생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지만 스스로 각오를 다지며 끝까지 대장정을 마치기를 바라는 학생들과 가족, 의료진, 운영진의 공동 대응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함께 오를 수 있었다.

끊임없이 흔들리며, 3박 4일 동안 시차의 벽을 뚫고 달리는 시베리아횡단열차 4인 쿠페에서 학생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직접 챙겨먹고, I-Brand 책쓰기와 몽골에서 진행할 토론활동의 사전 준비를 위한 논제 찾기 토론에 들어갔다.

토론과정에서 논리 대결을 펼치고, 때로는 초고쓰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공유했다.

3일 열차에서의 마지막 밤, 초원의 크고 작은 등성이 사이로 유려하게 흐르는 아무르강 지류와 자작나무숲을 지나며 차창 밖 초원의 배경을 삼아 윤동주백일장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함께 암송하며, 시인의 민족 독립에 대한 갈망과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 소담하고 정갈한 시어에 담아낸 자기 성찰에 공감했다.

120명의 학생들은 15개 반으로 나눠 반별 창작시나 모방시를 지어 낭독하고, 반별 우수작을 결선에 올려 윤동주의 시세계와 소통한 10편의 최종 우수작이 선정했다.

수상자로 뽑힌 김도현 목포덕인고 학생은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에 학생다운 글을 담아 책쓰기에 충실하지 못했던 스스로 반성하며 "흑연가루 묻은 초고노트에 펜자국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게으름의 흔적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라고 썼다. 자신의 언어로 성찰을 담아낸 것이 호평을 받았다.

중국 탐방에서 용정의 윤동주 생가를 직접 방문하고 윤 시인의 27년 짧은 삶이 응집된 시의 힘을 체감한 학생들에게 시 창작을 통해 다시 한 번 시인의 세계관과 만나는 뜻깊은 교감의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4일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학생들은 19세기 이후 유배지였던 까닭에 시베리아 초원길에서 오히려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던 이르쿠츠크 역사문화 체험탐방을 했다.

이어 알렉산더 3세 광장에서 러시아 소수민족 예술단과 만나 흥겨운 문화교류 시간을 가졌다. 코자크 병사들의 춤 등 소수민족들의 이채로운 민속 공연에 학생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열차학교 학생들의 공연은 남지현 목포정명여고 학생과 조미주 광양여고 학생이 선보인 민요를 시작으로, 플룻과 리코더 연주, 태권무, K-Pop 퍼포먼스로 이어져 광장에 모인 러시아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 고유의 공동체 민속놀이 오방색 단심줄꼬기 공연에서는 평화와 대동의 의미로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민요 '카츄사'에 맞추어 광장의 둘러선 러시아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5일 열차학교 학생들은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호수 ‘바이칼호’로 이동했다.

가장 깊고 맑은 호수라 알려진 바이칼호수를 탐방에 이어 앙가라 강변에 있는 딸츠민속촌 탐방활동을 이어갔다. 민속촌의 드넓은 잔디광장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논제로 팀별 토론에 나섰다.

러시아 시베리아 초원을 횡단하고 초원길 연변의 도시 ‘이르쿠츠크’와 ‘바이칼호수’에서 한민족의 시원을 되새기는 뜻깊은 엿새간의 탐방을 마친 학생들은 6일 오전 대장정의 마지막 구간인 울란우데에서 몽골종단 열차에 탑승해 몽골 울란바토르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