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벌사학 이사장 아들 같이 근무한 동생 ‘폭행’…비위 무더기 ‘적발’
족벌사학 이사장 아들 같이 근무한 동생 ‘폭행’…비위 무더기 ‘적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8.09.04 15:31
  •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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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어머니 이사장, 아들 행정실장, 딸 교감의 족벌체제를 세습하고 있는 전남의 한 사립학교 법인에서 가족 간 폭행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이 사립학교 법인은 학교발전기금 운영, 급식경비 과다 징수 등 업무처리 소홀로 감사에서 무더기 적발돼 경고·주의처분을 받았다.

4일 영암경찰서와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11시50분께 학교법인 동아학원 이사장실에서 영암여고 김(60) 행정실장이 김 (57·여) 교감을 주먹 등으로 폭행했다.

얼굴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김 교감은 앰뷸런스에 실려 광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가정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행정실장을 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이사장의 아들인 김 행정실장은 중·고교의 행정총괄기획하고, 딸은 여고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학교법인 동아학원은 지난 4월 전남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교직원장학회 등으로부터 접수받은 장학금 23건 2210만원을 에듀파인(학교회계처리시스템)으로 처리하지 않고 수기장부를 사용하면서 학교발전기금 운용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장학금 집행시 지출 결의서 없이 지출하는 등으로 적발돼 4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영암여고는 2015부터 3년 동안 학교급식 대체인력 인건비 703만원을 학교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하는데도 학부모들에게 부담시켰다가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납부한 기숙사비 중 사용하고 남은 돈 2165만원을 학부모에게 반환하지 않고 명시 이월해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중학교는 학교 내 포장공사 등 2건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지원청에 설계도서 검토 및 감독·검사를 요청하지 않고, 여고는 기숙사 자동화재탐지 설비공사 등 2건도 처리 지침을 무시하고 186만원 더 지출했다가 회수명령을 받았다.

이외에도 수행평가 관리 소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 소홀, 교원 복무처리 소홀,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소홀, 교직원 수당지급 소홀, 정보공개 의무 소홀 등으로 적발됐다.

이 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족벌체제의 폐해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광주·전남지역 사립학교 이사장과 6촌 이내인 부인·자녀·친인척 등 52명이 교원이나 행정직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는 교원 398명, 행정직 305명 등 703명으로 파악됐다.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고위직은 주로 이사장의 자녀가 차지하고 있다. 각종 비리가 꼬리를 무는 건 족벌체제와 무관치 않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사학의 족벌경영은 결국 비리와 무관치 않다”며 “사학법인도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교원의 인건비와 사학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가족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도록 관련법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