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로 지원된 사립유치원 운영비 원장 ‘쌈짓돈’
국민 혈세로 지원된 사립유치원 운영비 원장 ‘쌈짓돈’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8.10.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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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6곳 43건·전남 99곳 318건 비위사실 ‘적발’
이낙연 총리, “사립유치원 비리, 모조리 알려드리라”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유치원생들에게 지원될 돈을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가 교육청 감사에 무더기 적발됐다.

국민의 혈세로 지원되는 교육비가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이 1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광주는 6곳 전남은 99곳이 포함 됐다.

광주교육청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예산, 학급운영비, 인건비 등으로 사립유치원에게 지원하고 있으며, 전남도교육청은 419억2399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 아이원유치원은 원아교육에 사용해야 할 예산으로 원장의 사적인 모임회비 1020만원을 납부하고, 사무직원 근로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남편에게 매월 200만원씩 620만원을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친정어머니 선물 구입비 명목으로 100만원, 개인 승용차 주유대금 519만원을 사용, 공사계약 및 집행 부적정 등으로 적발됐다.

문정누리유치원은 2016년 3월부터 영양사를 매일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한 뒤 주 1회만 근무시키고, 식단과 식자재 발주, 구매식품에 대한 검수업무를 조리사에게 떠넘겼다.

라예송유치원은 현장체험학습비를 부당하게 일괄 징수하고, 급식비 등 수익자 부담경비 집행내역에 대한 정산내역도 학부모에게 공개하지 않는 등 불투명하게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이외에도 효천다솜유치원, 리틀월링스유치원, 신세계유치원도 회계 예산 집행 소홀,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소홀, 물품관리 업무소홀, 통학차량 및 현장학습차량 운영 관리 부적정 등으로 감사에 지적됐다.

전남지역도 사립유치원 110곳 중 2013년부터 2018년까지 99곳에 대한 감사에서 회계, 인사, 보수 등 318건의 부적정 사례가 발견됐다.

비위 유형별로는 회계 부적정 165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학사운영 71건, 인사 11건, 보수 9건, 복무 1건, 기타 일반행정 61건으로 나타났다.

목포 노엘유치원은 원아 교육비로 설립자의 개인주택의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서부유치원은 학교회계 업무추진비로 운영위원 명절선물 구입했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목포새싹유치원과 희망유치원은 설립자 개인 차량에 주유한 주유 대금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고, 여수은혜유치원은 퇴직적립금과 노후시설 보수, 통학차량 구입 목적으로 적립금을 예치 관리하면서 기금이 아닌 종신형연금 보험에 적립해 관리했다가 지적됐다.

광양예능유치원은 공사 계약 과정에서 시방서 및 규격서 등 계약 관련 서류를 수취하지 않고 계약해 지출증빙서류 없이 공사대금을 지불했다.

화순 e-튼유치원은 생활기록부 작성 소홀, 회계집행 부적정, 운영위원회 소홀, 업무처리 소홀 등으로 지적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립유치원 비리가 드러나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국민이 아셔야 할 것은 모조리 알려드리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어느 유치원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른 곳의 잘못은 없는지, 잘못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국민이 아셔야 할 것은 모조리 알려드리는 것이 옳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총리는 "(내년에 열릴 유치원 입학설명회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학부모께 드리기 바란다"며 "그때까지 파악되지 못하거나 준비되지 못하는 것은 계속 파악하고 준비해 차후에라도 충분히 알려드리기 바란다"고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운영비뿐 아니라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지원하는 돈도 결국 다 학부모들이 부담한다”며 “투명한 예산이 집행되도록 제도적 장치기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