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학생회 탄압한 교장 직위 '해제'…해당 교장 '반발'
[단독]학생회 탄압한 교장 직위 '해제'…해당 교장 '반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2.14 1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학생회를 탄압하고, 교직원들에게 갑질한 혐의로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중징계에 회부 됐다.

광주시교육청은 14일 “학생회를 탄압하고, 결재서류를 이유 없이 보류한 광주과학고 서 모 교장에 대해 지난 8일 성실의무유지 위반 등으로 중징계에 회부하고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교장은 “학생들의 일탈행위를 막기 위해 기숙사 생활규칙을 준수한 것이며, 불성실 교사의 복무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5월 학교의 학생자치 인권탄압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자보가 교내에 게시됐다.

문제의 발단은 서 교장이 2017년 9월 부임한 후 기숙사 퇴실과 조식 배식시간을 앞당기면서 시작됐다. 이전에는 기숙사 퇴실 시간 규정이 별도로 없었다.

이에 학생모임은 대자보를 통해 서 교장과 학교 지도부의 학생 자치 탄압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다.

학생모임은 “서 교장 부임 직후 우리들의 인권은 유린당해 왔다”며 “과거 몇 주간 학생들은 학습실에서 뜨거운 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학생 복지를 고의로 악화하는 학교 지도부가 교육자의 태도냐”라고 비판했다.

서 교장은 지난해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학습(글로벌 프런티어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유럽으로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서 교장은 2015년 이 학교 교감으로 재직할 때도 똑 같은 코스로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

유럽 방문 현장도 파리 샹제리제거리, 개선문, 에펠탑, 퀴리박물관, 스위스 융프라우, 독일박물관, 이탈리아 밀라노 등 대부분 관광일정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학습은 학생 1인당 371만원의 경비가 소요되는데 학교 측이 1인당 100만원씩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각자 271만원을 부담한다. 지난해 7월 학생 97명과 인솔교사 8명이 다녀왔다.

현장학습 지원금은 영재학교로 지정돼 광주시와 교육청으로부터 매년 받고 있는 40억원의 운영비 중 일부다.

상황을 심각하게 판단한 시교육청은 지난 1월 감사를 실시해 교직원들의 진술서를 토대로 서 교장을 상대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인 뒤 지난 8일 직위해제하고 중징계 요청했다.

서 교장은 교직원들의 결재를 제때하지 않아 교직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 교장은 “기숙사 규정에 따라 무단이탈과 배달음식·전열기구 반입 금지 등을 강화 한 것이며, 기숙사 규정을 강화한 결과 2016년 무단이탈, 음주·흡연 등으로 징계 받은 학생이 눈에 보이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 교장은 “세월호 사고 이후 반드시 사전 답사를 해야한다”며 “교장이 사전답사를 다녀 온 것은 학기 중이라 교사들이 수업과 평가문제로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서 교장은 “무단결근을 하거나 학교 교육에 소홀한 교사에 대해 복무지도를 하고 결재를 했다”며 “교장이 이런 일로 징계를 받는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혈세로 (학생)1인당 100만원씩 지원해 유럽 여행가는 광주과학고 특별감사를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