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된 전기이륜차 보조금…저가 中제품 수입에 혈세 낭비
눈먼 돈 된 전기이륜차 보조금…저가 中제품 수입에 혈세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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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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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이륜차 육성 헛발질④]취재 전까지 원가 파악 못했던 정부
국내산업 기반 무너져, 中제품 구매에 국부 유출
그래픽=이은현 디자이너© News1

[데일리모닝] = "전기이륜차 보조금은 눈먼 돈이다. 수입업자들이 이 돈을 이용해 중국산 전기이륜차 매입비용을 보전 받고 있다. 혈세가 중국으로 새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전기이륜차 생산업체 관계자의 탄식이다. 정부가 전기이륜차 보급사업을 확대하자 중국산 수입이 늘었고 현지 소매 판매가격이 100만원대인 제품을 들여오는데 230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형적 현상이 발생했다.

수입업체들은 구매비용을 보전 받으며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거친 중국산 제품을 국내에서 2배 이상인 4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했다. 보조금 지원에 따른 구매비 보전에 유통마진까지 이중으로 이익을 챙겨왔던 셈이다.

생산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보조금 정책은 국부유출로 이어졌다.

정부가 전기이륜차 보급에 적극 나선 시기는 2017년부터다. 당시 국비와 지방비를 더해 33억7500만원(1351대)의 보조금을 지원한 정부는 지난해 예산을 125억원(5000대)으로 늘렸다. 올해 편성된 예산만 1만대를 지원할 수 있는 250억원이다.

10여년 전부터 중국의 저가공세와 수입 브랜드들 점유율 확대 속에 오토바이, 스쿠터 등 국내 이륜차 생산기반은 약화된 상태였다. 여기에 생산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보조금이 무차별적으로 지원되며 국내 업체들은 사실상 고사위기에 처했다.

지난 3년간 편성된 전기이륜차 보조금의 상당부분이 수입·유통업체 구매비용 보전에 쓰이며 중국으로 줄줄 샜다는 뜻이다.

한중모터스가 중국 야디(YADEA)로부터 수입·판매하는 전기스쿠터 Z3(국내가 385만원)에 지원된 보조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몫을 더해 223만원이다.

인에이블인터내셔널이 중국 전기 스쿠터업체 니우(NIU) 테크놀로지스로부터 수입·판매하고 있는 NIU N PRO(국내가 369만원)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230만원이다.

이들 두 모델의 중국 소매가는 각각 149만원, 178만원이다.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거치긴 했으나 중국 현지 판매가가 2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제품에 우리 정부는 그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그래픽=이지원 디자이너© News1

더 큰 문제는 보조금 운영 주체인 환경부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중국 제품의 현지 판매가격이 보조금 지원금보다 낮다고 지적하자 환경부는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눈치였다.

보도 후 부랴부랴 수입업체들에게 부품 계산서 등을 요청한 환경부는 생산원가를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지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 후 보도가 이뤄질 때까지 중국산 제품의 생산원가를 파악을 못했다는 것도 문제인데다 해명도 개운하지가 않다.

환경부는 생산원가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관세, 운송비, 부품 사양 등에 차이가 있어 가격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 이륜차의 소매가격은 원가에 부가세 17%를 붙여 책정된다. 이 제품이 국내에 수입될 때는 관세 8%와 부가세 10%가 적용된다. 원가가 같다고 가정하면 수입가격이 중국 현지 소매가 대비 2배가량 높을 이유가 없다. 환경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용 제품의 모터 성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건 맞지만 배터리 스펙이 동일한 만큼 200만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만들어낼 요인은 아니다.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물류비 역시 땅덩이가 넓은 중국 현지 내륙 곳곳으로 내보내는 운송비보다 높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더욱이 수입업체는 제품을 묶어 매입하기 때문에 중국 현지 소매가보다 더 싸게 전기 이륜차를 구매할 여력이 있다. 관세·운송비 등을 이유로 2배 이상 뻥튀기된 중국산 전기 이륜차 가격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후속조치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남는다. 생산원가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지급했다고 결론 내렸으나 이를 파악하려면 일단 통관자료와 부품 계산서 등을 모두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업체가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수입업자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가격이 뻥튀기돼도 이를 가려내기 힘들다. 환경부의 전기 이륜차 보조금 지원 대상 기준은 1회 충전 거리와 최고속도, 가속도, 배터리 종류 등으로 결정된다. 이 기준만 통과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가를 공개하지 않아도 제제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가다간 국민 혈세가 중국으로 흘러가는 문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저가제품 수입에 국부가 유출된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보조금을 없애고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국내업체들 사이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청처럼 원가 계산서를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거부하면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하면 문제는 해결된다"며 "전기이륜차 보조금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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