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9주년 기념식 거행…'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
5·18 39주년 기념식 거행…'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
  • 홍갑의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5.18 2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 대통령, "5·18 의미, 국민적 합의 이뤄…더 이상 논란은 소모일 뿐"
"학살 책임자, 성폭력,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할 진실 남아”
"진상조사위가 출범하면 모든 자료 제공하고 적극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데일리모닝 = 홍갑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데일리모닝 = 홍갑의 기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정치인, 5·18 유공자 및 유족, 일반 시민, 학생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18일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기념식은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5·18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전 국민이 공감하고, 이 같은 민주화의 역사와 가치 계승을 통한 '정의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념식은 오프닝 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오프닝 공연은 5·18 당시 희생된 고등학생 시민군의 일기를 바탕으로 작곡한 밴드 블랙홀의 곡 '마지막 일기'로 시작했다.

이어 5·18에 참여한 학교인 전남대와 조선대 학생 대표 4명, 5·18 희생자 유족 4명이 참석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헌화 및 분향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하고 묵념이 이어졌다.

기념공연에서는 5월 항쟁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가 직접 나와 5월 당시 상황을 알리고, 고등학교 1학년 신분으로 5월 27일 최후의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故) 안종필 군의 어머니인 이정님 여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의 사연에는 5·18을 기억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공연은 블랙홀 밴드와 대학연합합창단의 현악 7중주로 펼쳐졌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40주년인 만큼 내년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올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때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며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며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며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사태'로 불렸던 5·18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뤘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다"며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며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다. 5·18 이전, 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했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 했다"며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40주년인 만큼 내년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올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때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참석자 모두 행사 마지막에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총리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이 노래를 부르지 않은 황교안 대표도 이날에는 주먹을 쥐고 흔들며 함께 불렀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행사가 끝나고 희생자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번 기념식은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이뤄지는 오프닝 공연을 이원생중계해 역사성과 현장감을 동시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