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다문화학생 위한 수준별 교육정책 ‘헛구호’
전남 다문화학생 위한 수준별 교육정책 ‘헛구호’
  • 홍갑의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7.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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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학생 1만명 시대…의사소통 위한 한글교육 시급
전남도교육청, 중도입국 다문화 학생 파악도 못해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해마다 다문화 학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암에서 A씨(36)가 베트남 국적 아내를 (한국말을 못해)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해 국가적으로 망신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글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전남지역 다문화 학생 10명 중 3명은 국내에서 태어나지 않고 중도입국 학생으로 의사소통을 위한 한글교육이 시급하다.

다문화 학생은 유·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국제결혼 가정 출신 학생과 외국인 가정 출신 학생을 말한다. 이들 중에는 국내 출생 학생과 해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따라 입국한 중도입국 학생으로 구분된다.

1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지역 학생은 2017년 22만 8300명에서 올해 21만3587명으로 2년 새 1만4713명이 줄었지만 다문화 학생은 2년 전보다 1340명 늘어 1만509명이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가 6735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교 1491명, 유치원 1145명, 고등학교 1104명, 특수학교 34명 등의 순으로 다문화 학생 수는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여수와 순천이 각각 955명, 나주 809명, 목포 777명, 광양 722명, 영암 554명, 화순 544명, 해남 539명 등 순이며, 나머지 시·군에 200-400여명 선이다.

학령인구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국제결혼 등 증가로 다문화 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다문화 학생을 위해 다문화 이해교육, 다문화 정책학교 운영, 다문화 학생 맞춤형 교육, 대학생 멘토링 운영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앞세워 지원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8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효과적인 다문화교육 정책 수행을 위해 다문화 정책학교 3개교를 찾아 경청올레를 실시했다”고 보도자료를 9일 냈다.

더구나 “중도입국학생의 한국어교육을 집중 운영하고 있는 한국어학급(영산중학교)과 모든 학생의 다문화 이해교육과 다문화학생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 정책학교(나주북초, 동강초)를 대상으로 ‘경청올래’ 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은 한글교육에 절실한 중도입국 학생에 대한 지원책은 내놓았지만 한 학기가 끝나가는 7월 중순에도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 수를 파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입국학생 현황을 <데일리모닝>이 파악하려 했으나 도교육청 다문화국제교육팀 관계자는 지난해 초ㆍ중ㆍ고교생의 숫자만 파악하고 언어를 배우는 중요한 시기에 접어든 유치원생은 물론 올해 중도입국학생에 대한 학생은 파악을 하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통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경자 전남도의원은 “다문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가족을 위한 수준별 교육 시스템 구축은 아직 부진하다”며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족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취업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