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결과, 사전 시험문제 유출·학생 과목선택권 제한·학교장 추전 전형 부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우수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광주 사립고 교직원 48명이 징계를 받게 됐다.
광주시교육청은 13일 오전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됐던 고려고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교장 등 48명에 대해 징계·행정처분을 요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교장은 파면하고, 교감 해임, 부장교사 3명은 정직3개월을 요구하고, 관련 교사 48명에 대해서도 비위 정도를 감안해 징계·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특정감사 결과 3학년 지필고사 2차 ‘기하와 벡터’는 수학동아리에 배부된 유인물 중 5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8학년도 1학년 지필고사 ‘수학’의 경우 ‘절대등급 (상·하)’에서 8문항, 토요논술교실 유인물에서 1문항이 출제됐다. 이 문항들의 경우 방과후학교 ‘수학 최고급반’에서 교재로 사용된 의혹이 불거져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더구나 수학 교과의 경우 2017∼2019학년도 학생들이 본 시험문제 중 난이도 높은 197개 문항을 조사한 결과 150개 문항이 문제집, 기출문제와 완전히 일치했다.
국어 교과도 2018∼2019학년도 평가 문항을 조사한 결과 16개 문항이 완전 일치하거나 부분 일치해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문제들이 특정 학생에게 사전에 제공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술형 평가의 경우 채점기준표를 문항 출제와 함께 사전 결재해야 하지만 해당 학교에서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채점기준표를 채점 이후 결재하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사가 채점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채점을 진행했고, 이로 인해 동일 답에 다른 점수를 부여하거나 근거 없는 부분 점수를 주기도 했다.
특히, 정답을 오답 처리하는 등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채점오류가 다수 발견돼 감사 기간 중 해당학교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시험문제 유출 이외에도 최상위권 학생 특별관리, 대학입시중심의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 대입 학교장 추천 전형 부실 운영 등이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1·2·3학년 모두 성적순으로 우열반을 편성 운영했으며, 기숙사 운영도 사회적 통합대상자와 원거리 통합 대상자에 대한 고려 없이 성적우수 학생을 기숙사생으로 선발했다.
성적우수자들로 구성된 기숙사 학생들에게는 일반 학생들은 선택권이 없는 과목별 방과후학교, 자율동아리, 토요논술교실까지 연계해 심화된 교육활동을 특혜 제공했다.
대학입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제한해 생명과학Ⅰ, 물리학Ⅰ, Ⅱ를 필수로 지정 운영했다.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소수 학생만이 선택하는 물리학Ⅱ를 자연계열 전체 학생이 이수하게 해 최상위권의 내신 성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또 ‘논술’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진로활동)’을 영어와 수학으로 수업한 사례도 적발됐다.
고려고 자체 규정에 따르면 교과 내신과 비교과 점수를 반영해 선정토록 되어 있지만 비교과 영역 점수는 무시한 채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모든 대학에 성적 우수학생을 단수 추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앞으로 고려고를 중점관리 대상학교로 지정해 선택과목 강제 수강, 우열반 편성을 금지하고, 학생 과목선택권 보장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