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교감, 교장 직대 임명 ‘철회’
‘스쿨미투’ 교감, 교장 직대 임명 ‘철회’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9.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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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사립고, 미투 가해 교감에 교장직 맡기려다 무산
광주시교육청·교원단체 반발
자료사진
(자료사진 : 다음백과 사진 캠처)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여학생을 상대로 신체 접촉과 성희롱 등 ‘스쿨미투'(#MeToo· 나도 당했다)를 저지른 광주의 한 사립고 교감에게 교장 업무까지 맡기려다가 논란이 일자 1주일 만에 백지화했다.

해당 교감은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 성범죄 정도가 심해 중징계(해임) 처분 요구를 받고 학생들과 분리된 상태이다.

2일 광주시교육청과 모 사학법인 산하 M 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법인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스쿨 미투에 연루돼 중징계를 앞둔 A교감을 9월1일자로 교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A교감에 대해 학생들과 분리 조치도 해제했다.

해임 7, 정직 4명, 경징 1

직전 교장이 명예퇴직한 데 따른 관리자 부재와 행정 공백을 메꾸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교육적 조치였다는 게 법인 측 입장이다.

하지만 법인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광주시교육청과 일부 교원단체가 "미투 가해자를 학교관리자로 임명하는 것은 반교육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발하자 1주일 만인 지난 달 30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A교감의 교장 직무대리 임명을 철회했다.

A교감은 지난해 9월, 일부 학생들이 스쿨미투 가해자로 지목한 지 10개월 만인 지난 7월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처분 요구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해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최근 재심의를 기각했다.

교육청 조사 결과, 이 학교에서는 A교감을 비롯해 16명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추행이나 성희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교감을 비롯해 성범죄 정도가 심한 교사 등 7명은 해임하고, 정직 4명, 감봉3개월 1명, 견책 1명 조치토록 요구받은 상태다.

법인 이사회는 반발ㅇ 일자 A교감에 대한 인사를 취소하는 대신 퇴직 교사 출신인 B씨를 신임 교장으로 의결했다. B씨는 현재 이 학교 법인이사를 맡고 있다.

A교감은 “교실 안에서 의도치 않게 던진 말이 '주어'가 바뀐 채 인용되면서 사실이 심각하게 왜곡된 측면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매우 억울하다”며 “(나처럼)난처한 상황에 놓인 후배 교사들에게 다시 희망을 불어넣고 학교정상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교장 직대를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 사학정책팀 관계자는 "교장에 임명된 B씨의 교장 자격증 여부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학교 측이 계속해서 무리한 인사를 강행할 경우, 임시이사 파견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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