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반고 기숙사 입사자 '성적순'…10명 중 4명, 내신1・2등급
광주 일반고 기숙사 입사자 '성적순'…10명 중 4명, 내신1・2등급
  • 홍갑의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9.03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신1・2등급 38%, 사회통합대상 3.8%, 원거리통학 9.8%
학벌없는 사회 등 "기숙형 학원 탈피, 지원센터 전환해야"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 전경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기숙사생 10명 중 4명은 내신 1, 2등급 학생인 것으로 나탄났다.

반면, 우선선발 대상인 사회통합대상자나 원거리 통학자는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3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시교육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현재 기숙사를 운영 중인 고등학교는 국·공립 6개교, 사립 22개교 등 모두 28개교 기숙사 총 정원 대비 사회적통합대상자 인원은 3.8%, 원거리통학자는 9.8%로 드러났다.

이는 2017년 7월 사회적통합대상자 5%, 원거리통학자 10.3%에 비해 더 낮아졌다.

일선 학교 기숙사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르면, 기숙사 운영학교는 입사자 선발 시 ‘사회적통합대상자는 기숙사 정원의 10%, 원거리 통학자는 5%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사회적통합대상자를 정원의 10%이상 선발한 곳은 전체 28개교 중 3개교, 원거리 통학자를 5%이상 선발한 곳은 17개교이다. 위 두 가지 사항을 준수한 일반고 기숙사 운영학교(28개교)는 숭일고등학교, 동명고등학교 등 2개교 뿐이다.

대다수 고등학교가 학업성적우수자를 기숙사 입사자를 선발한 것으로 나타나 심화반 또는 우반이라 불려도 과언은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광주 관내 28개 일반고 기숙사 현인원(2・3학년 입사자) 대비 내신 1등급 13.9%, 2등급 24.0%로 성적우수자를 우선 선발한 것이 드러났다.

전남대 사대부고, 상일여고, 정광고, 보문고, 전남여고 등 5개교는 내신․모의고사 성적 등을 반영해 우수한 학생들만 선발해 성적, 입시위주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숭일고, 대동고, 숭덕고 등 14개교는 ‘자기주도적 학습의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자기능력 관리’, ‘자기주도적학습 우수자’, ‘학업 역량’, ‘학습태토’, ‘학업태도’, ‘학습역량’ 등의 기준이 모호한 기준을 통해 성적 우수학생을 기숙사생을 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인성고, 광덕고, 서강고 등 9개교는 ‘담임 추천’, ‘담임협의회’, ‘학년부장 추천’, ‘담임교사 추천서’ 등의 방식으로 기숙사생을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사회는 "상당수 기숙사가 명문대 진학 관리용으로 운용되는 게 현실"이라며 "원거리 통학자, 사회적통학대상자 등 실제로 기숙사가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운영 조례를 개정하거나 기숙사 폐지 또는 교육활동지원센터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숙사에 성적 우수자를 몰아넣고 기숙형 학원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시험 문제 유출 의혹 등이 불거지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광주시의회 신수정 의원은 "광주교육은 함께 배우고 나누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문화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성적이나 입시 위주로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벌없는 사회 진정에 따라 지난해 9월 결정문을 통해 '고등학교 기숙사 입소자 선발 시 성적을 우선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며 광주시교육감에게 '유사한 차별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