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 산실 광주일고, 친일 교가 ‘교체’
학생독립운동 산실 광주일고, 친일 교가 ‘교체’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11.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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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김종률 씨 곡·학생들 작사
19일 오전 교내 강당에서 새 교가 발표회
새로 만들어진 광주일고 교가
새로 만들어진 광주일고 교가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학생독립운동의 산실인 광주일고가 친일 잔재 교가(校歌)를 교체했다.

특히, 5·18과 민주주의의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 씨가 직접 곡을 쓰고, 학생들이 가사를 지어 새 교가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12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일고 등에 따르면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학생독립운동 90주년이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친일 잔재 청산 차원에서 친일 교가 교체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광주일고는 90년 전 학생독립운동 불붙인 학교 교가가 친일파가 작곡했다는 비난의 여론이 일자 학생과 교사, 동문과 학부모 대표 등으로 교가제정추진위원회를 꾸린 지 7개월 만이다.

친일 음악가로 분류된 이흥렬이 만든 곡을 없애는 대신 총동창회 추천을 받은 김종률 씨가 작곡을, 교내 공모를 거쳐 작사는 학생들이 직접 맡았다.

작곡가 김 씨는 광주일고 52회이며, 5·18과 민주주의의 상징곡으로 평가받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사는 공모를 통해 7개 팀이 응모했고, 평가 과정을 거쳐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교지 편집부팀’의 작품으로 확정됐다.

3학년 나호림·김유상, 2학년 최찬빈, 1학년 류재환 학생 등 4명이 공동 작사했고, 후렴구는 우수작의 가사를 반영했다.

광주일고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교내 강당에서 동창회 임원과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교가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독립운동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받고, 더 늦기 전에 친일 잔재를 털어내자는 공감대 속에 마침내 역사성과 진취성을 담은 새 교가가 완성돼 발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1920년 5월 개교한 광주일고는 그동안 총 93회에 거쳐 4만443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