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제 밥그릇 챙기기’ 눈멀어 취약계층 예산 대폭 삭감
전남도의회, ‘제 밥그릇 챙기기’ 눈멀어 취약계층 예산 대폭 삭감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12.05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부모가족 자녀교육비 지원 예산 등 24억4449만원 삭감…민간어린이집 예산안 2배 이상 증액
전라남도의회 표지석
전라남도의회 표지석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도의원들이 취약계층에 돌아갈 예산 등을 대폭 삭감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이다.

더구나 민간어린이집 예산안을 2배 이상 증액시키는 과정에서 부인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의원이 예산 심의·의결 절차에 참여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5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보건복지환경위원회는 최근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 중 취약계층에 돌아갈 예산 등을 삭감해 민간 어린이집 운영비를 크게 늘렸다.

보건복지환경위원회는 한부모가족 자녀교육비 지원금 2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비 19억8849만원과 통합의학박람회 개최비용 1억 등 24억4449만원을 삭감했다.

반면,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액을 당초 요구액 17억7156만원보다 18억8931만원이 많은 36억6087만원을 증액해 예결위로 넘겼다.

게다가, 어린이집 취사부 인건비 지원 예산도 집행부는 9억9575만원을 편성했지만, 2억8604만원을 증액해 총 12억8179만원으로 늘렸다.

어린이집은 반별 운영비로 보조교사 채용과 처우개선, 교구 구입 등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증액된 예산이 통과되면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반별 지원금이 기존 월 7만원에서 2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국·공립을 제외한 민간 어린이집에만 지급하기로 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지원액을 증액한 보건복지환경위에는 부인이 순천에서 도내 최대 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속해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증폭되고 있다.

한 의원은 최근 행정사무감사 석상에서 “뿌리가 흔들리는데 썩은 곁가지 몇 개가지 쳐내봤자 뭔 필요가 있겠느냐”며 “강도 높은 적폐청산”을 운운했다.

더불어민주당 오하근 의원(보건복지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순천4)은 어린이집 반별운영비 지원예산을 주도적으로 증액해 동료의원 챙겨 주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일당 독주체제에 따른 오만이 도를 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고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전경선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은 “두 위원이 사회적 요구사항이라고 주장하며 증액을 요구해 저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하근·한근석 의원의 <데일리모닝>이 해명을 듣고자 전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에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