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일부고교, 기말고사 특정반 힌트·문제집 베끼기 ‘논란’
광주·전남 일부고교, 기말고사 특정반 힌트·문제집 베끼기 ‘논란’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12.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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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전남 일부 고교에서 내신 성적에 적용되는 시험문제를 문제집에서 그대로 베끼거나 특정반에게 힌트를 제공해 논란이다.

23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최근 광주 광산구 M 고교는 시험문제 출제과정에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문제집을 베껴 출제했다가 들통 나 재시험을 치렀다.

또 전남 순천 H 고교는 한국사 교사가 특정반 학생에게만 시험 힌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 모두 사립 고등학교이다.

광주 M고는 성명과학 A 교사가 2학기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출제하면서 특정 문제집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사는 배점 절반에 해당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A 교사는 올 1학기 중간고사는 문제집 숫자를 응용하는 수준이었으나, 1학기 기말, 2학기 중간고사에서도 거의 모든 문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보를 독점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챙겨왔고, 나중에 알게 된 학생들의 문제 제기 끝에 학교 측은 결국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재시험을 치렀다.

M 고교 교장은 “기간제 교사인 A 교사에 대해 계약을 해지하고 재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H 고교의 경우는 한국사 B 교사가 올 2학기 기말고사 실시 전 1학년 6~10반 학생들에게만 서술형·객관식 문제 구분하지 않고 힌트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1~5반 학생들에게는 힌트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 학교는 한국사 교사가 2명으로 1~5반은 C 교사 맞아 지도하고, 6~10반은 B 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B 교사는 힌트를 알려주고 C 교사는 힌트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시험 점수에서도 나타났다. 3,4,5,6,7반은 여학생으로 배치 되어있다. 학교 측은 한국사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점수가 높다고 설명했다.

힌트를 제공받은 7반(여)의 평균 점수는 61.9점으로 가장 높았고, 6반(여)이 60.9점으로 2위를 했다. 힌트를 제공받지 못한 여학생 3반은 57.3점(3위), 5반 56.3점(4위), 4반 51.5점(7위)으로 1위와는 10.4점의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1,2,8,9,10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8,9,10반에는 야구부 학생들이 4~5명이 배치되어 있다. 야구부 학생들이 있는 반은 다른 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균점수가 낮다.

하지만 야구부 학생들이 있는 8,9,10반의 점수가 일반 학생만 있는 1,2반과 비슷한 점수가 나왔다. 2반 52.6점, 1반 51.4점, 10반 52.3점, 9반 50.0점, 8반 47.6점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C교사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C 교사는 힌트제공 행위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문제의 발단이 된 교사 B의 경우 별 문제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 H고교 교장은 “특정 반에 힌트를 제공한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같은 일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특정반 힌트제공, 문제집 베끼기 등으로 고등학교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광주·전남교육청, 교육부 등 교육당국에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