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모 고교 교장, “보필 잘 하겠다고 각서 써라”
전남 모 고교 교장, “보필 잘 하겠다고 각서 써라”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1.30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장, 근무성적평정 원한 데로 줄게 잘 하겠다 다짐서 요구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전남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교감에게 근무성적평정(근평)을 원하는 데로 줄게 다짐서(일명 각서)를 싸라고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30일 광양 H고등학교에 따르면 강 모 교장은 지난 28일 승진 대상자 선정 기준이 되는 근평 점수를 주면서 교감에게 민원이 발생하지 않게 근무 잘하고, 앞으로 교장을 잘 보필하겠다는 등의 내용의 각서를 요구했다.

강 교장은 교사들의 근평을 마치고 교감에게 “교감선생님은 몇 점이나 생각하느라고 물고 그동안 잘못한 것을 나열하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서’를 써주면 10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교감은 “교장 갑질”이라고 말하자, 교장은 그게 ‘갑질’이면 전남도교육청에 신고하라고 맞받았다.

이들의 갈등은 교감이 지난해 3월 1일자로 학교에 부임하고부터 시작됐다.

특히, 학교 행사 참여시 교감이 교장에 대한 의전이 소홀하다는 것이다. 강 교장은 교감이 학교 행사 참여시 교장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다른 교사에게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장은 “3,4월 교감 때문에 학교폭력 민원이 발생했고, 또 7월에는 행동을 잘못해 민원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감은 교장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학교폭력민원도 오히려 교장 때문에 발생했고 자신이 해결했다”고 말했다.

교감은 “3,4월 교육부 역점사업인 도제학교 활성화를 위한 회의나 컨설팅을 위해 담당교사와 같이 출장을 가겠다”고 요구했으나 강 교장은 “신임 교감이 출장 때마다 아랫사람을 데리고 다닌다”며 출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를 견디다 못한 교감은 지난해 12월 학교에 부임한지 9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내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장은 “교직원이 교장을 잘 보좌해야 하는데 도교육청 장학사 출신인 교감이 교내 행사에 참석할 경우 교장에게 같이 가자는 말하지 않아 멸시를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청 안팎에서는 “교장이 교감에게 잘 보좌하겠다는 ‘다짐서’를 요구한 것은 노예각서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