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오락가락 판정 학교·지역사회 ‘큰 혼란’
[코로나19]오락가락 판정 학교·지역사회 ‘큰 혼란’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6.15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 중·고생 2명 코로나19 최종 ‘음성’
질본 양성 판정 뒤 네차례 음성…양성판정 원검체 오염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대학병원 등 전문기관에서 네 차례나 음성판정을 받은 광주지역 중·고교생 2명의 최종 확진 여부를 놓고 나흘이나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었다.

이번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질본의 과도한 ‘책임 회피성’ 조치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왔다.

결국 최종 음성으로 판정되기는 했지만 방역당국이 주말·휴일 내내 양성과 음성판정을 오가는 사이 광주시민은 물론 지역 교육계 등에선 일상생활 재개와 등교 여부 등을 놓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교육 현장과 학부모 등의 느슨한 방역 의식과 시스템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광주시교육청은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유덕중과 대광여고 학생 2명에 대해 최종적으로 ‘가짜 양성’ 판정을 내림에 따라 유덕중과 대광여고는 15일부터 정상 등교수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광여고와 통학로가 겹쳐 15‧16일 이틀 동안 예방 차원의 원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던 서진여고도 15일부터 등교수업을 실시한다.

이에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14일 오전 10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감염의심자(유덕중 1학년 A군과 대광여고 2학년 B양) 2명이 이날 0시 기준 각각 광주 33번, 34번 확진자로 질병관리본부(질본) 시스템에 등록됐다”면서 “학생들이 입원 중인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에서도 증상이 없고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검사한 결과도 모두 음성이었기 때문에 퇴원 기준에 부합한다는 소견을 냈지만, 질본이 확진자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다만 기자회견 말미에 “일단 오늘 질본 발표를 보면 2명을 (확진자로) 넣지는 않았다. 해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광주시 자체적으로는 확진자 분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광주시는 이날 브리핑 이후 다시 수정 보도자료를 내고 “질본이 첫 양성 판정 후 4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이례적 사례로 보고, 현재 그 원인과 향후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며 “광주시는 재검사 결과인 음성 판정을 신뢰하고 있으며, 다만 방역 조치는 확진자에 준해 빈틈 없이 진행하고 있으니, 시민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오전 브리핑 내용을 수정했다.

하지만 질본은 이날 오후 6시 이들 학생 2명에 대해 ‘가짜양성(음성)’으로 최종판단했다. 결국 하룻새 감염 의심자 2명이 확진자가 됐다가 다시 감염 의심자로 바뀐데 이어 또다시 음성으로 최종 판정된 셈이다.

광주시는 질본의 최종 음성판정에 따라 A군과 B양을 즉시 병원에서 퇴원조치하고, 자가격리중인 117명에 대해서도 격리를 해제했다. 또 유덕중과 대광여고도 15일부터 정상 등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덕중 1학년 A군과 대광여고 2학년 B양은 지난 11일 첫 번째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대학병원이 진단한 4차례의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군과 B양은 최근 수도권 방문이나 해외여행 사실이 없으며 방문·여행자와 접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음성판정을 받긴 했지만, 그동안 모범적인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온 광주시는 확진에 준하는 대응을 했다.

시는 지난 11일 유덕중 1학년 A군 관련 학생과 교직원 407명을 포함한 419명, 대광여고 2학년 B양 관련 학생·교직원 668명을 포함한 699명을 검사했으며,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들 1118명 중 117명은 밀접 접촉자로 구분한 뒤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당국의 허술한 방역시스템이 드러나기도 했다.

A군은 지난 8일 첫 등교 후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학교 보건실을 방문했지만, 학교측은 선별진료소 인계 지침을 지키지 않고 A군을 조퇴 귀가토록 했다.

A군은 이후 검사 전까지 4일간 집에 머물렀다. A군이 양성이었다면 자칫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할 뻔 한 것이다.

한 교사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조금이라도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학교에선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학생을 보내야 한다”며 “개학과 동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부모 동의서도 모두 받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용섭 시장은 이날 “기온이 올라가고 2개월 이상 광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없자,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시민이 많아지고 다중 모임이나 행사에서도 방역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를 호소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다행히 유덕중과 대광여고 학생들이 ‘가짜 양성’ 판정됐지만 학생과 교직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시교육청은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예방 방역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