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한국창의예술고 개교·운영 ‘졸속‘…학생 자퇴 ‘속출’
전남교육청, 한국창의예술고 개교·운영 ‘졸속‘…학생 자퇴 ‘속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8.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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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교사 배치도 안해…세계 최고 수준 문화예술 인재 육성 허울뿐
창의예술고 조감도
창의예술고 조감도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야심차게 개교한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가 졸속으로 개교·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교 4개월 만에 인천, 창원 등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전공 교사가 없는 학교에서 배울게 없다는 등 문제점을 제기하며 자퇴하고 있어 교육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2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한국창의예술고는 지난해 창의 예술인 양성을 교육 목표로 전국 단위로 창의음악과 40명(2학급), 창의미술과 20명(1학급) 등 60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개교 당시 창의미술과는 입학 정원 20명을 채웠지만 창의음악과는 35명만 입학해 모집인원 40명에 채우지 못했다.

전공별로 성악 8명, 피아노 9명, 관악 5명, 현악 7명, 타악 1명, 창작 4명, 실용음악 6명을 학생을 모집했지만 이마저도 빛나갔다.

실제로 성악 2명, 피아노 11명, 관악 2명, 현악 8명, 실용음악 12명 등 35명만 선발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우수한 시설을 바탕으로 창의예술고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우수 강사진 확보와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더구나 전남도교육청이 개교 과정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강조하며 학생을 모집하고도 정작 전공교사를 배치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만을 키웠다.

이 학교는 코로나19로 지난 6월 1일 대면 수업이 시작된 이후 두 달간 3명의 학생이 중도 자퇴했다. 이들은 모두 실용음악을 전공한 학생들이다.

문제는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실습 시설 미비와 교사의 전문성 등 기본적인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용음악 전공 담당교사가 없는 점 ▲연습실과 악기 부족 등 시설 미비 ▲기숙사 수용인원 부족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더 나아가 실용음악 전문 담당교사가 없어 이해도가 떨어지고 멘토 교사로서의 지원역할도 없어 실기위주의 대학입시 준비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장난감 같은 장비로 연습하게 하는가 하며 연습실 공간 부족, 방음 문제 등으로 개인 연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에 대한 불만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이 학교에는 학생이 가장 많은 실용음악 전공 교사는 없고 피아노(클래식) 전공 교사만 2명 근무하고 있다.

신홍주 교장은 전공교사 미배치에 대해 “실용음악 교사가 배치되지 않아 시간강사가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당장 전공교사가 배치되기 어려운 만큼 2학기부터는 학교에서 머물 수 있는 전문강사를 모집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장은 악기 부족, 시설 미비 문제에 대해서도 “악기 등이 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이 많아 세팅이 늦어졌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조속히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창의예술고는 부지 3만 5649㎡에 총 공사비 32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1010㎡(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교사동, 다목적강당, 음악과 미술 전공 실기실, 개인 연습실, 기숙사 등을 갖춰 올 3월 개교했다.

한국창의예술고 신입생 모집 포스터
한국창의예술고 신입생 모집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