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군의장들 코로나 위기 속 호화 연수 추진 ‘빈축’
전남 시군의장들 코로나 위기 속 호화 연수 추진 ‘빈축’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9.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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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시군의회의장협의회, 10월5~7일 제주 연수 계획
한라산 백록담 전경(사진=제주도 제공)
한라산 백록담 전경(사진=제주도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지역 시군의회 의장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 제주 호화연수를 추진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있다.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상황에서 전남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10일 올해 하반기 연수 계획을 짰다.

시군 22곳 중 곡성을 뺀 21곳의 의장들이 10월 5~7일 2박3일 동안 제주 서귀포 칼(KAL)호텔 일대에서 ‘변화관리 리더십 함양’을 주제로 강의를 듣는 내용이다.

소요예산은 의장 21명이 2709만원, 수행원 31명이 2247만원 등 모두 4956만원에 이른다.

의장들의 비용은 소속 의회가 해마다 700만원씩 납부하는 협의회 활동비에서 충당하고, 수행원들의 여비는 소속 의회 예산에서 지출하게 된다.

연수는 의원교육기관인 ㈜아카원의 초빙교수들이 ‘지방의회 의장의 역할’, ‘행정사무감사 기법’, ‘정치가의 소통능력’ 등의 과제를 두 시간씩 세 차례 강의한다.

이어 현지견학으로 생각하는 정원과 여미지 식물원 등을 세 시간씩 두 차례 방문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시군의장들이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여론이 일고있다.

코로나19로 주민의 시름이 깊고 감염의 우려도 여전한데도 급박하지 않은 다른 지역 연수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정인균 곡성군의회 의장은 지난달 집중폭우에 따른 피해를 아직 수습하지 못했다며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공무원은 “정부가 추석 전후 ‘이동제한’을 당부하고 있는데도 시군민의 민의를 대표하는 의장들이 무더기로 호화연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지역민들도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도 단체로 연수를 굳이 제주도 호텔에 가서 해야 하는가. 휴업과 휴직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이 생각한다면 공감능력이 떨어진 연수는 추진하지 않았을 것”라고 지적했다.

비난이 일자 의장들은 한발 물러섰다.

협의회 의장인 김정오 담양군의회 의장은 “10월에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일정을 짰지만 추석 귀성도 자제를 당부하는 상황이니 연수 계획을 연기하는 게 낫겠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