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선도’
광주·전남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선도’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10.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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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세종·강원·충북·경북·경남교육청, 일제잔재 청산 ‘전무’
정청래 의원, "학교에 남은 일본 식민 잔재 하루빨리 청산해야"
장석웅 교육감은 3일 오후 목포여자중학교 교훈비 앞에 설치한 안내문 제막식을 갖고 이 안내문이 친일잔재가 교육적으로 잘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장석웅 교육감이 목포여자중학교 교훈비 앞에 설치한 안내문 제막식을 갖고 이 안내문이 친일잔재가 교육적으로 잘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광주·전남교육청이 학교 곳곳에 있는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15일 전국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 내 일제강점기 식민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교육청이 주관해 조사를 완료한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광주·전남교육청 두 곳에 불과했다.

한국사 교사 출신이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중추적인 활동을 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지난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작업을 벌였다.

광주시교육청은 일선학교 등 교육현장에 친일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 욱일문 형상의 교표, 충혼비 양식의 석물 등 130여 건의 친일잔재를 확인해 철거하거나 변경·교체해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친일 했던 무리들이 득세하고 출세하고, 선한 사람과 ‘정의의 편에 서서 많은 손해를 본 사람들’을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억압하려 하고, 이게 우리 사회에 정의가 숨 쉴 수 없는 사회로 가는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되지만 친일 잔재 청산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도 학교 내 친일잔재 석물 23개교 34개, 친일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96개, 학생생활규정 33개, 교표(욱일기 양식) 12건 등 175건을 확인했다.

도교육청은 석물이 일제식민통치 협력자의 공적비이거나 일제식 양식임을 알려 학생들의 역사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친일음악가가 제작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에 대해서는 예산을 지원해 교가를 새로 제작하도록 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3·1운동과 임시정부 100 주년을 맞아 친일잔재 청산작업을 17개 시도교육청 중 선도적으로 추진한 것이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아이들이 역사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민족문제연구소가 서울 소재 학교 내 친일잔재 전수조사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사나 청산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부산·대구·세종·강원·충북·경북·경남 교육청 역시 학교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을 위한 사업이 전무했으며, 인천, 대전, 울산, 경기, 충남, 전북, 제주 7개 교육청은 교육 현장 속 일제 잔재 실태 파악과 청산 관련 조사나 토론회 등이 현재 진행 중 이다.

정청래 의원은 "올해로 8·15광복 75년인데,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학교라는 공간에 아직도 이런 일제 잔재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분명 우리가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학교에 남아있는 친일 행적 상징물과 시설 등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을 학교에 지원하고, 교육공동체 협의를 통해 75년이나 묵은 식민주의 잔재를 하루빨리 깨끗이 청산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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