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빛 좋은 개살구’…제도 도입 취지 '무색'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빛 좋은 개살구’…제도 도입 취지 '무색'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1.03.17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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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51.4%, PK 13.2%, 충청 11.3%, 호남 10.3%
수도권학교 사교육 등 유리하게 작용
김병욱 의원, "당초 취지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정문
서울대 정문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2021학년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고교 출신이다.

서울대는 지역 인재를 고르게 뽑기 위해, 전국 고교 학교장에게 최대 2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등으로 평가하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 이상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균형선발전형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어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이 최근 서울대에서 받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입학생 고교별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51.4%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고교 출신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PK(부산·울산·경남) 13.2% ▲충청(대전·세종·충북·충남) 11.3% ▲호남(광주·전북·전남) 10.3% ▲TK(대구·경북) 9.7% ▲제주 2.2% ▲강원 1.8% 등에 불과했다.

2021학년도 지역별 서울대 입학 현황(자료=김병욱 의원실 제공)
2021학년도 지역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생 현황(자료=김병욱 의원실 제공)

지역별로는 경기 172명(24.0%)이 합격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고, 이어 서울이 152명(21.2%), 경남 50명(7.0%), 인천 45명(6.3%), 대구 36명(5.0%) 순이며, 광주가 23명(3.2%), 전남이 27명(3.8%)에 그쳤다.

지역 고교 수 대비 서울대 지역균형 배출학교 수를 나타내는 입학생 배출 고교 비율도 비슷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비율이 각각 34.7%, 30%, 29.6%로 전국 평균인 24.6%를 상회했다.

반면 경북, 경남,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강원 등 비수도권은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이처럼 수도권 학교의 비중이 높은데 는 수도권에 위치한 학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기록부를 풍부하게 작성할 수 있는 점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있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받아들여 사회 통합에 기여함을 목표로 2005년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처음 도입했다.

김병욱 의원은 “올해 서울대 입학생 중 비수도권 출신이 36%에 불과했다”며 “지역별 합격 비율을 제한하는 방법 등을 통해 지역균형선발 제도를 당초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코로나로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들의 학력 격차로 이어지고 학력 격차가 사회적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며 “부모의 소득이나 살고 있는 지역에 상관없이 고르게 교육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