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드립니다" 5·18 42주년 기념식…윤 대통령 '임을 위한~' 제창
"오월을 드립니다" 5·18 42주년 기념식…윤 대통령 '임을 위한~' 제창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2.05.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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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가기념행사…KTX 특별열차 타고 참석
윤 대통령, "자유·정의·진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시민"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 이바지한 5·18 정신을 기리는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거행됐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개최했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대폭 축소됐으나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여야 정치권, 각계 대표, 시민, 학생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오월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헌화·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추모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55분간 진행됐다.

올해 기념식은 5·18유공자와 유족들에게 진실규명을 통한 용서와 화해로 아픔을 치유하고, 광주에서 뿌린 민주주의의 씨앗을 소중하게 가꿔 희망 가득한 5월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추모공연은 '오월의 진실'이라는 주제의 영상으로 시작해 기념식장 공연으로 이어졌다.

영상은 영화 '택시 운전사'를 본떠 '오월의 택시, 진실을 향해 달린다'라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뮤지컬 '광주'에서 윤상원 열사 역을 맡은 배우 이지훈이 택시 운전사 역할을 맡아 5·18역사의 현장인 '오월길'을 달리며 역사 전문가와 유공자, 배우, 미래 세대 등을 태우고 설명을 들었다.

최정기 전남대 교수(5·18연구소장)가 동승해 5·18 명칭의 유래 등 역사적 사실을 전달했다.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김향득 사진작가, 5·18에 참여했다가 숨진 오빠를 그리워하는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등의 사연도 소개됐다.

영상은 택시가 최종 목적지인 국립 5·18민주묘지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실제 택시에서 내린 이지훈이 오월어머니합창단,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5·18영령들을 추모하는 '오월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며 "오월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며 "AI와 첨단 기술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며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멋지게 열어갈 것을 약속하고 올해 초 손편지를 통해 전했던 그 마음 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다"고 강조했다. 애초 사전 배포된 기념사에는 없는 내용으로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추가한 문장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열리는 5·18 기념식에 KTX 특별 열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했고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도 동행했다.

기념사가 끝나고 시민과 학생 등 5명이 참여한 주제영상 '희망을 가득 담은 오월을 드립니다' 상영에 이어 마지막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성악 전공 대학생 2명과 교사연합합창단 40명이 '행복의 나라로'를 불렀고 참석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서 기념식은 막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양쪽에 선 5.18 유족 박금숙씨와 황일봉 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의 손을 맞잡고 앞뒤로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했다.

보수 정부의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5·18정신 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이번 기념식을 통해 국민 모두가 5·18민주화운동의 고귀한 정신을 오롯이 계승해 희망 가득한 오월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