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없이 자란 아이 국가를 망친다
버릇없이 자란 아이 국가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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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h3388@dmorning.kr
  • 승인 2022.11.1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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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전라남도의회 의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ㆍ(전)전라남도 교육위원회 부의장
김명환 전 전라남도교육위원회 부의장
김명환 전라남도의회 의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전 전라남도교육위원회 부의장

[데일리모닝] 김명환 전남도의회 의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 = 필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교직을 수행하는 동안이나, 전남도교육위원회 5선 의원, 법무부 산하 범죄예방협의회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전남아동보호지킴이단에서 청소년 선도위원 등 활동하는 동안에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보도된 교실현장의 상황을 보면서 더 이상 이런 생각을 계속 견지할 수가 없게 됐다.

여러 가지 정황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아이들을 좌시하지 말자. 통계적으로 셈을 하면 극소수에 지나지 않기에 인간의 삶터에 있을 수 있는 통계치라고 ‘퉁’치지 말자.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어린 영을 찾는답시고 나머지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이 흩어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학생 인권헌장 제정이니, 큰 소리도 폭력이니 하는 설익은 정책으로 학교 현장의 교육력은 빛을 상실했으며, 교육자를 한낱 교육노동자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이렇게 교육이 제구실을 못할 바에는 차라리 지금의 공교육제도의 존속을 심각하게 재고해 보자. 어떻게 하면 선량한 학생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번민의 시간도 가져보자.

홈스쿨링 법제화도 검토해보고, 국민 통합의 용광로라는 그럴싸한 이론으로 포장하며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아이들을 한 장소에 가둬두지 말자. 선량한 학생의 입장에서 지겨운 아이들과 더 이상 한 공간에서 학교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제도를 뜯어고치자.

그런 일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당분간이라도 그들을 격리시키자. 별도 학교 설립도 좋고, 별도 교실도 좋고, 수업방해죄목이라도 만들어서 교사들의 교수를 방해하고 학생들의 학습을 훼방 놓는 일은 털끝만큼도 용서하지 말자.

학생이기를 포기한 극소수의 아이들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곪아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그런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못 본체 한다면 악성 종양으로 변질되어 선량한 다수의 아이들을 희생시키고 말 것이다.

더 이상 수용하고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엔 문제가 너무나 심각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일차적으로는 교육당국이 해야 한다. 가정교육 운운하며 보호자에게 호소하기에는 작금의 가족 현실이 너무나 복잡 미묘하다.

심지어 전도된 자식 사랑으로 양친부모 밑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아이로 길러지는 가정도 있다. 만일 교육당국이 개선을 위한 유의미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단위 학교나 지역교육청 별로 등교거부라도 벌려 이를 이슈화해야 하고, 교육당국에 책임을 추궁하는 집단 시위라도 해야 한다. 이런 운동에 필자의 힘이 필요하다면 더 열심히 몸 바쳐 마지막 힘을 쏟겠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처음부터 모범생으로 살아온 사람보다는 돌아온 탕아를 영웅시 해주는 잘못된 행태를 보여 왔다. 이는 잘 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삶 전체가 모범적인 인간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길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유턴해 제 갈 길을 가는 인생이 응원을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처음부터 티 없이 잘 살아온 인생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벌점이 아무리 은은한 달빛을 받는다 할지라도 훈장이 될 수 없음에 토를 달아서는 아니 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남에게 피해가 가는 인간은 결코 되지 말자는 뚜렷한 지향점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에 대해 표면적으로 문제 삼는 학부모는 없다. 결코 자신으로 인해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탈행동을 해서는 아니 됨을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

이것이 우리들이 지향해야하는 저 높은 곳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무슨 특기를 기른답시고 기고만장한 아이를 기르고, 누구 기를 죽여야 속이 시원한지 무슨 기를 살린답시고 자기 외에는 안하무인식인 인간이나 기르는 교육은 일류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적어도 나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교육 하나만 제대로 해도 성공한 교육이다.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자랑스러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기성세대들이고, 그 기성세대가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가꿀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뭐니 뭐니 해도 지난날의 교육제도였다.

나이든 우리들이 옛날 선생님들에게 교육을 받았을 때, 또 지난 날 우리들이 학교현장에서 교육을 시켰을 때, 그것의 타당성을 떠나 오늘의 학교 현장의 모습과는 결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순수했고, 아름다웠다. 이대로 엉망진창인 채로 간다면 과연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버릇없이 자란 아이, 집안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를, 더 나아가 한 국가를 망친다. 더 이상 무엇을 망설여야 하겠는가. 이제라고 과감하게 수술을 해야만 한다.

교육부를 비롯해 시도교육감은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문제아를 위한 교육, 선량한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교육단체나 사회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