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아 대상 모국 체험 프로그램 ‘눈길’
해외 입양아 대상 모국 체험 프로그램 ‘눈길’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1.04.14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입양 청소년 17명과 입양 가족 21명과 함께 참가
모국의 문화와 학교생활 체험을 통한 정체성 함양 기회
특성화학교인 전남 농촌 한 중학교에서 전국 최초로 해외입양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국 체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있다.

전남도교육청과 보성용정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2000년도를 전후해 호주에 입양된 청소년 17명과 현지 가족 등 40여명을 대상으로 ‘재외 입양아 모국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용정중 죽양관에서 입소식을 갖고 다음달 13일까지 용정중학교와 인근 미력초등학교에서 한국 학생들과 함께 모국의 문화와 학교생활을 체험한다.

주말과 휴일에는 대원사 등 역사문화 유적 탐방, 일림산 철쭉제 참가와 보성 녹차밭 체험 등을 통해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등 정체감 형성 기회를 갖는다.

특히, 학교에서 국어와 국사, 지리 등 기본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전통악기 연주와 사물놀이, 다도체험, 도자기 빚기, 국선도, 전통요리 만들기, 동아리 모임, 운동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국의 문화와 습성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소요경비를 전액 부담하는 황인수 교장은 “타의에 의해 평생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 살면서 갖가지 어려움을 겪는 입양아들을 이제는 우리가 책임져야 할 때”라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춘기 아이들이 모국을 이해하고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교장은 “해외 입양가족과 입양기관들으로부터 프로그램 참여 요구가 많은 만큼 이를 정례화하기 위해선 재외 입양아를 위한 제도적으로 뒷받침된 프로그램운영 또는 특별학급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은 16만5000여명(2009년 기준)에 이르며, 현재도 매년 1200여명의 아이들이 입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