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피겨선수권]김연아 13개월의 '공백 우려' 날렸다
[세계피겨선수권]김연아 13개월의 '공백 우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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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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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이동원 특파원 = 29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리는 2011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피겨여왕’ 김연아(21)가 ‘지젤’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실력은 여전했다.

김연아는 29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65.91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2010~2011시즌 ISU 그랑프리시리즈 불참을 선언한 김연아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개월 만에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연아의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김연아는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공개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장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여왕'의 위엄을 뽐냈고, 긍정적인 마인드도 한껏 드러냈다.

김연아는 실전에서도 한 차례의 실수를 제외하고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연습 때처럼 하지 못하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한 김연아의 자신감이 그대로 묻어났다.

현재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높은 기술적 완성도와 경기력을 자랑하는 김연아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는 '교과서'로 불린다.

'교과서 점프'를 자랑하는 김연아이지만 실전에서 주특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트리플 러츠 착지 불안으로 다음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를 아예 뛰지 못했다.

김연아의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이 때 발휘됐다. '여왕'의 흔들림은 실수 한 번으로 충분했다. 김연아는 다음 연기 과제인 트리플 플립 점프에 더블 토루프를 연결하는 순발력을 발휘해 점수를 만회했다.

이후 연기는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모습 그대로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점프와 수준 높은 스케이팅 기술도 여전했다.

김연아는 자신이 이번 쇼트프로그램에서 '백미'로 꼽은 직선 스텝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빙상장을 찾은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점프 실수를 제외하면 기술적인 부분도 완벽했지만, 김연아의 연기를 무엇보다 빛나게 한 것은 표정연기였다.

발레 '지젤'은 이루지 못할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영원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빙판 위에서 짧은 시간 내에 표현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김연아는 풍부한 표현력으로 이를 온전히 구현했다.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김연아의 표정은 비련의 여주인공 '지젤' 그 자체였다. 기술적으로 실수가 있었음에도 김연아는 풍부한 표정 연기로 아픈 마음을 안은 '지젤'을 빙판 위에 불러들였다.

이날 김연아는 예술점수(PCS)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32.94점을 획득, 단연 앞서는 표현력을 한껏 뽐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