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사교육·부진아 조장
초등 교과서 사교육·부진아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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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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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주최 초등교과서와 교육과정 토론회서 서울 서초초등학교 정현주 교사 '주장'
초등학교 교과서가 엉터리로 구성돼 도리어 사교육과 부진아를 만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오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참교육학부모회 등의 주최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초등교과서와 교육과정 토론회에서 서초초등학교 정현주 교사는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정 교사에 따르면 1학년 교과서는 '걸음마 떼자 달리라는' 교과서다. 그는 "국어 1단원 시간에서 간신히 글씨를 따라 쓰는 어린이에게 자기소개를 적어 친구들에게 발표하라는 내용이 나온다"며 "물론 집에서 한글을 익혀 온 어린이도 있지만 글씨는 모르는 어린이와 집 주소를 모르는 어린이에게는 너무 무리한 수업 목표"라고 설명했다.

2학년 즐거운 생활 교과의 경우 아이들 특성상 체육, 음악, 미술 중 체육이 가장 강조돼야 하지만 2학기 교과서를 보면 운동장과 체육관을 배경으로 한 활동은 10개 장면 정도뿐이라고 꼬집었다.

3학년 교과서에 대해서는 "사회 교과에는 자연환경을 지형과 기후로 나누라는 내용이 나온다. 배우지도 않은 그림지도, 기상청의 통계 자료도 들어 있다"며 "산, 들, 하천도 이해시키지 않은 채 우리 고장과 세계지형, 기후를 오가며 공부하라고 몰아댄다"고 비판했다.

4학년의 경우 "이번 교육과정에서 과학을 보면 크게 동물 공부는 3학년으로, 식물은 4학년으로 모아 정리했다. 또 7차에서 3학년에 지표, 4학년에 지층, 5학년에 화산을 배우던 것을 한데 모아 4학년에 배치했다"며 "물질, 생명, 에너지, 지구와 우주의 4개 영역이 한 학년, 한 학기에 모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5학년 사회에 대해서는 "선사시대부터 고조선을 거쳐 삼국, 고려와 조선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흐름을 시대 나열로 담아 아이들의 흥미를 잃게 한다"며 "차라리 그 시대 속 아이들의 문화, 생활사를 주제탐구로 구성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6학년의 경우 "도덕 시간은 주당 1시간인데 교과서는 3~4시간 분량이다. 또 일방적으로 가치를 주입하는 내용이 많다"며 "국어 교과서는 매체활용의 설정과 근거가 어정쩡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교과서를 따라가기 위해 어린이들은 사교육에 더 매달린다"며 "학년 발달 수준에 맞는, 초등학교 학년 특성에 맞는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