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
  • 데일리모닝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1.05.22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목없음
   
 
▲ 옥광석 광주봉산초등학교 교장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에 대한 ‘잘 한 대통령(존경도)’조사에서 1위는 박정희, 2위가 노무현, 3위가 김대중으로 나타났다.

우리들의 생각과는 좀 다르기도 한 통계다. 2009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 봉화마을로 내려가 평범한 일상을 시작한 날이다.

전직 대통령들이 임기가 끝나면 청문회, 친인척 비리 등으로 수난을 겪었다. 불행한 역사의 반복이었고, 부끄러운 추억이었다.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는 인기가 없는 대통령으로 꼽힌다. 하지만 퇴임 후 북핵문제, 중동 문제 등에서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우리나라도 북한 문제가 꼬이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란 자산을 활용할 수 있었는데, 두 분 모두 돌아기시고 없는 현 시대가 참으로 막막하고 답답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수가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 인기 2위의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것은 그가 추구한 사람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

상고 출신에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원칙에 충실한 바보 노무현은 청문회 스타로서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던 예리한 추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권위의 탈피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우리당을 만들고 민주당을 탈퇴했을 때, 그를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배신감을 갖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탄핵을 이겨내고 거대 정당을 만든 걸 보고 천부적인 승부사요 정치인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노 대통령은 보수 언론과 그를 반대한 세력에 의해 인기는 날로 떨어지고, 단 한 번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임기를 끝내고 봉화마을로의 귀환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감동이었다.

우리도 저런 대통령을 한 분 갖게 되었구나, 하는 기쁨이 보수의 텃밭인 영남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는 불편하고 눈에 가시 같은 존재는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형님 비리, 노사모 후원 회장 비리, 주변 사람의 비리가 언론을 통해 회자되었을 때 노무현의 이미지는 이미 사라지고 대통령 시절 추구했던 이념이나 가치는 매도당하게 되었다. 오해이길 바라지만 어쩌면 보수가 파놓은 덧에 걸린 게 아닌지 모르겠다.

필자는 2006년 대전에서 열린 방과후학교 페스티발에 참가해 광주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를 지켜본 노 대통령은 “정말 수고했다”라고 격려하고 “대통령으로서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 방과후학교 정책”라고 말하던 소박한 그에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그가 떠나고 없는 지금의 봉화마을에 노무현이 걷던 길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그를 파는 정치인들이 당을 만들고,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외치고 있다.

광주에 노무현과 김대중을 기리는 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 일이 두 전직 대통령을 파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

‘운명이다.’란 책을 읽으면‘아무도 원망하지 마라, 다 내 부덕의 소치다! 운명이다.’고 한 말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바보같이 왜 고향 뒷산의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단 말인가? 사람들은 그 바위를 보고 왕을 잉태할 바위라고 하는데 말이다.

그 바위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가 추구했던 가치를 떠올릴 것이다. 모든 걸 상품화한 세상일지라도 그저 노무현만은 상품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야 내 마음 속에 그리운 사람 하나를 가질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가 추구했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며... 2011년 5월 22일

옥광석 광주봉산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