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한 변명
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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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1.08.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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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호 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담당관
 
어느 시대나 교육은 개인과 사회에 희망을 주는 공공 활동이어야 한다.

그것은 교육이 모든 학생들을 실력과 인격을 지닌 능력 있는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 활동임과 동시에 사회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학교교육이 개인과 사회에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기보다는 오히려 주된 불만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공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에 사교육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교육비 부담은 저출산의 요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일부 농어촌 주민들이 자녀교육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대도시로 이주한다고 하여 교육이 농어촌 황폐화의 주범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청렴한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행정기관들의 자체 감사활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상당한 부정과 비리가 노출되면서 교육계에 대한 실망과 비난의 소리가 자주 들린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아야 하며, 법에 따른 벌도 마땅히 주어져야 한다. 과거에 인정되었더라도 잘못된 관행이나 비리라면 어느 땐가는 중단되어야 하며,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즉시 중단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법과 원칙을 가르쳐야 하는 교육기관에서의 부정과 비리는 더욱 엄하게 다뤄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교육계 일부 비리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 교육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사실 전남과 광주지역에서 최근 발생한 일부 교육관계자들의 금전적 부정, 부적절한 행위 등으로 지역민들의 실망이 클 것이다.

모든 교육자들은 공동의 책임감을 느끼며 말없이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러한 불행한 사태를 한없이 가슴 아파하면서 교육자적 양심과 자존심을 꿋꿋하게 지켜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일부 사례 때문에 학교교육 전체가 불신을 받게 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한 기대를 높이 가지는 만큼 그에 대한 불만족이나 불신도 크게 느끼게 된다. 교육계에 대한 불만족의 정도가 큰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한편으로 교육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역사회와 학부모들도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이촌향도를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녀교육보다도 직업적 이유에서 그러한 결정을 하면서, 혹은 공교육을 불신하는 사람들 중 자기 자녀의 상대적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지하는 결정을 하면서도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그럴듯한 변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기대수준이 높아서든지 아니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변명에서든지 학교교육을 쉽게 비판하게 된다면 교육에 대한 사회 전반의 신뢰가 저하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교육발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육자들에 대한 습관적인 불만 제기는 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고 나아가 학교교육의 위기 현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교육은 희망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 전체가 학교교육을 이해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 교육계에 대해 실망한 나머지 불신의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 교육자들은 자신감을 상실할 수밖에 없고, 교육계가 활력을 잃게 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 결과로 성공적인 학교교육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방학 중이다. 교육자들에게는 상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교육에 대한 희망과 신뢰회복을 준비하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승호 전남교육청 정책기획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