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학사 운영 전면 개편해야

지병문 전남대학교 전 총장·17대 국회의원

2025-11-25     홍갑의 기자
지병문

[데일리모닝] 지병문 전남대 전 총장·17대 국회의원= 서울은 세계에서 Sora AI (사진이나 텍스트를 비디오로 전환하는 AI) 사용자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대한민국은 인구 대비 Chat GPT 이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이재명 정부는 R&D 예산을 윤석열 이전으로 복원 내지 증액하고 GPU 구매에 많은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젠슨 황 등 빅테크(Big Tech) 기업인들은 한국이 physical AI의 기회라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재난을 걱정하고 있다.

윤석열이 R&D 예산을 난도질한 최근 3년 사이 연구 생활을 그만두거나 외국으로 떠나버린 젊은 학자들이 적지 않다.

교육부가 이런 인재 수급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근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일 뿐 아니라 헛발질만 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대학원을 특성화 중심 (반도체, AI 등 전략분야)으로 집중 육성해 연구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늘 해오던 얘기를 분야만 바꾸어 반복하고 있다.

특성화 사업은 특정 분야에 국한해 지원하기 때문에 제외되는 분야 학생들은 비싼 학비 부담이 버거워 대학원 진학을 꺼린다. 특성화 사업으로 대학원 교육을 초토화한 교육부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 짓을 계속하겠다는 시대착오적 망발이다.

우리나라 청년층(만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 48.4 %). 하지만 석사 이상 학위 수여율은 3%에 그쳐 평균(16 %)에 크게 뒤진다.

이는 대학원 학생 지원에 인색했던 정부 정책이 초래한 결과이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부는 거점 국립대를 종합대학 성격에서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앞뒤 안 맞는 헛소리이다. 연구중심대학의 역할은 연구와 학문 후속세대 양성, 즉 박사 배출이다.

연구는 AI와 반도체 분야에 한정하여 수행되지 않는다. 연구 중심 대학은 전공 분야를 망라하여 우수한 학생들은 등록금이나 생활비 걱정 없이 학업에 몰두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된다.

대학원의 교육 연한도 지나치게 길다. 석사를 마치는데 2-3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데 4-5년을 소비하게 되니 교육비는 늘어나고 청년들의 사회진출은 그만큼 늦어진다.

미국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이 통합·운영된다.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다시 박사과정에 입학해야 하는 일이 없다. 학사학위 소지자들이 곧바로 박사과정에 입학하고 1년 정도 수학한 후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박사과정을 계속하고, 자격시험에서 탈락하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 경우 일정 수준의 학점을 이수한 사람은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이때 논문도 요구하지 않는다.

부분적인 석·박사 과정 통합에 그칠 것이 아니라 대학원 학사 운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건국 이후 유지되어 온 대학원 교육의 혁명적 전환이 필요하다.